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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요금제 무한경쟁 ‘요지경’…소비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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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LGU+ 요금제 출시 알려지자 SKT·KT “우리도 출시 예정” “같이 써달라” 기자들에 요청 새 요금제 급조 ‘물타기 전략’ 현재 운용 중인 요금제 가짓수 통신사조차 “우리도 몰라” ‘복잡한 요금제’ 속내 알고보니 소비자가 요금수준 비교 못하게 이동통신 회사들은 누구를 위해 150여가지나 되는 요금제를 내놓았을까? 당연히 답은 ‘고객’이어야 한다. 에스케이텔레콤(SKT), 케이티(KT), 엘지유플러스(LGU+) 가운데 어느 회사 요금이 쌀까? 답은 요금을 낮춰야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 가입자를 빼올 수 있는 ‘엘지유플러스’여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두 질문 모두 ‘모른다’가 더 정답에 가깝다. 왜 그럴까? 지난 1~3일, 이른바‘무한대 요금제’ 출시를 둘러싸고 이동통신 3사가 벌인 행태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엘지유플러스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월 6만2000원으로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무한대 요금제를 발표했다. 이 업체는 “무한대 요금제의 월 정액요금을 얼마로 해야 적정한지를 놓고 3개월 동안 시물레이션하고 미래창조과학부 당국자와 협의해 만든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엘지유플러스는 지난 31일, 무한대 요금제를 담은 이용약관을 4월1일 미래부에 신고한 뒤 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표하기로 일정을 정하고, 기자들한테도 공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1일 저녁 에스케이텔레콤이 느닷없이 석간신문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다는 보도자료를 내일 아침에 낼테니 함께 써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에스케이텔레콤은 다음 날 보도자료를 내어, 무제한 요금제를 3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사실은 우리도 준비하고 있었다. 네트워크 부담이 클 것 같아 망설였는데, 저쪽(엘지유플러스)이 내놓는다고 해 출시하기로 했다. 기사 쓸 때 이통 3사가 다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것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케이티도 2일 낮 보도자료를 내놨다. ‘약관 신고 전이니 참고만 해 달라’는 당부를 달았다. 케이티 홍보실 쪽은 “우리도 무제한 요금제를 준비했다. 같이 써달라”고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의 ‘작전’은 성공했다. 신문과 방송 대다수가 ‘이통 3사 무한 요금제 경쟁’이란 제목을 달았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엘지유플러스 무한대 요금제는 음성통화 무제한 이상의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오죽하면 이러겠냐”고 이해를 부탁했다. 이날 상황은 ‘물타기’ 전략으로 새 요금제가 급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엘지유플러스가 무한대 요금제로 ‘장군’을 부르자,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가 ‘멍군’ 한 꼴이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의 목적은 엘지유플러스 무한대 요금제의 차별성을 없애, 소비자가 싸거나 유리하다고 판단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상철 엘지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아주 치사한 방법이다. 맞불을 놓으려면 소비자한테 더 유리한 요금제를 만들어 내놔야지”라며 불쾨해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 쪽의 요금제가 제대로 운영될 리 없다. 아무리 소비자한테 유리하게 설계된 요금제도 대리점과 판매점 직원이 소비자에게 권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통사들이 판촉료를 얹지 않는데 고객에게 권할 리 없다. 여기서 질문 하나 더. 현재 이동통신 회사가 운용하는 요금제는 몇가지나 될까. 답은 “아무도 모른다”다. 이동통신 회사 요금 상품 기획 담당자들조차도 고개를 절레절레 한다. 한 업체 요금 기획 부서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우리 회사 요금제가 몇가지이고, 각각 어떤 특징이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동통신 요금제는 회사별로 150~200여가지에 이른다. 이동통신 회사들은 요금제를 왜 이렇게 복잡하게 운용할까? 이동통신 요금제 설계를 담당하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는 한 이통사 간부는 “소비자가 비교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에스케이텔레콤처럼 후발업체와 알뜰폰 사업자들의 타켓이 되는 쪽은 자신과 저쪽의 요금 수준이 비교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등이 나라별 이동통신 요금 수준을 비교해 우리나라가 높다는 자료를 내놓으면, 명목적으로 더 싼 요금제를 내놓으며 비교 대상이 잘못됐다고 물타기를 한다. 언론이 특정업체 요금제가 소비자한테 유리하다는 보도를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다른 이동통신 업체 관계자는 “어느 업체 요금이 싼지를 따져 옮겨가는 것은 하느님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고객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다. 이용자 쪽에서 보면, 비교할 수 없으니 선택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주머니를 털리는 셈이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사업자 선택권을 박탈당해 비싼 요금을 물고 있는 꼴이다. 1위 사업자 에스케이텔레콤의 영업이익율은 17%에 이른다.
작성자 : 전문기자 (dudtm00) 날짜 : 2014-04-04 오전 9:06:32

통신사 요금제 무한경쟁 ‘요지경’…소비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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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요금제 출시 알려지자

SKT·KT “우리도 출시 예정”

“같이 써달라” 기자들에 요청

새 요금제 급조 ‘물타기 전략’

현재 운용 중인 요금제 가짓수

통신사조차 “우리도 몰라”

‘복잡한 요금제’ 속내 알고보니

소비자가 요금수준 비교 못하게
이동통신 회사들은 누구를 위해 150여가지나 되는 요금제를 내놓았을까? 당연히 답은 ‘고객’이어야 한다. 에스케이텔레콤(SKT), 케이티(KT), 엘지유플러스(LGU+) 가운데 어느 회사 요금이 쌀까? 답은 요금을 낮춰야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 가입자를 빼올 수 있는 ‘엘지유플러스’여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두 질문 모두 ‘모른다’가 더 정답에 가깝다.

왜 그럴까? 지난 1~3일, 이른바‘무한대 요금제’ 출시를 둘러싸고 이동통신 3사가 벌인 행태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엘지유플러스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월 6만2000원으로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무한대 요금제를 발표했다. 이 업체는 “무한대 요금제의 월 정액요금을 얼마로 해야 적정한지를 놓고 3개월 동안 시물레이션하고 미래창조과학부 당국자와 협의해 만든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엘지유플러스는 지난 31일, 무한대 요금제를 담은 이용약관을 4월1일 미래부에 신고한 뒤 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표하기로 일정을 정하고, 기자들한테도 공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1일 저녁 에스케이텔레콤이 느닷없이 석간신문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다는 보도자료를 내일 아침에 낼테니 함께 써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에스케이텔레콤은 다음 날 보도자료를 내어, 무제한 요금제를 3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사실은 우리도 준비하고 있었다. 네트워크 부담이 클 것 같아 망설였는데, 저쪽(엘지유플러스)이 내놓는다고 해 출시하기로 했다. 기사 쓸 때 이통 3사가 다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것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케이티도 2일 낮 보도자료를 내놨다. ‘약관 신고 전이니 참고만 해 달라’는 당부를 달았다. 케이티 홍보실 쪽은 “우리도 무제한 요금제를 준비했다. 같이 써달라”고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의 ‘작전’은 성공했다. 신문과 방송 대다수가 ‘이통 3사 무한 요금제 경쟁’이란 제목을 달았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엘지유플러스 무한대 요금제는 음성통화 무제한 이상의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오죽하면 이러겠냐”고 이해를 부탁했다.

이날 상황은 ‘물타기’ 전략으로 새 요금제가 급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엘지유플러스가 무한대 요금제로 ‘장군’을 부르자,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가 ‘멍군’ 한 꼴이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의 목적은 엘지유플러스 무한대 요금제의 차별성을 없애, 소비자가 싸거나 유리하다고 판단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상철 엘지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아주 치사한 방법이다. 맞불을 놓으려면 소비자한테 더 유리한 요금제를 만들어 내놔야지”라며 불쾨해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 쪽의 요금제가 제대로 운영될 리 없다. 아무리 소비자한테 유리하게 설계된 요금제도 대리점과 판매점 직원이 소비자에게 권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통사들이 판촉료를 얹지 않는데 고객에게 권할 리 없다.

여기서 질문 하나 더. 현재 이동통신 회사가 운용하는 요금제는 몇가지나 될까. 답은 “아무도 모른다”다. 이동통신 회사 요금 상품 기획 담당자들조차도 고개를 절레절레 한다. 한 업체 요금 기획 부서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우리 회사 요금제가 몇가지이고, 각각 어떤 특징이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동통신 요금제는 회사별로 150~200여가지에 이른다. 이동통신 회사들은 요금제를 왜 이렇게 복잡하게 운용할까? 이동통신 요금제 설계를 담당하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는 한 이통사 간부는 “소비자가 비교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에스케이텔레콤처럼 후발업체와 알뜰폰 사업자들의 타켓이 되는 쪽은 자신과 저쪽의 요금 수준이 비교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등이 나라별 이동통신 요금 수준을 비교해 우리나라가 높다는 자료를 내놓으면, 명목적으로 더 싼 요금제를 내놓으며 비교 대상이 잘못됐다고 물타기를 한다. 언론이 특정업체 요금제가 소비자한테 유리하다는 보도를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다른 이동통신 업체 관계자는 “어느 업체 요금이 싼지를 따져 옮겨가는 것은 하느님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고객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다. 이용자 쪽에서 보면, 비교할 수 없으니 선택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주머니를 털리는 셈이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사업자 선택권을 박탈당해 비싼 요금을 물고 있는 꼴이다. 1위 사업자 에스케이텔레콤의 영업이익율은 17%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