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모바일 라이프 파트너!

휴대폰 쇼핑
유니모머니샵
문자톡

“스마트폰 요금제는 저작권 없나요?”
조회 : 513 추천 : 9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4월2일 오전, LG유플러스가 기자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으고 새로운 요금제를 발표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4월4일부로 영업정지가 풀립니다. 영업정지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고 보조금 대신 실질적인 요금제와 서비스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행사였죠. 이 자리에서 LG유플러스는 새로운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습니다. 짤막한 발표가 끝난 뒤 이상철 부회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LTE에는 무제한 요금제가 없을 것이라더니 지난해 제한적 무제한 요금제가 나온 이후 다시 1년만에 그 가격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요금제의 뼈대는 월 8만원만 내면 음성, 문자메시지와 데이터를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것입니다. 하루에 2GB를 속도 제한 없이 쓰고, 이를 넘으면 3Mbps로 속도를 늦추되 동영상 스트리밍은 무리 없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기존에 10만원 정도 하던 요금제가 몸값을 내린 셈입니다. ＂CEO 간담회 중 자료 배포는 뒷통수 친 행위＂ 그런데 갑자기 기자들이 술렁거립니다. 곧이어 LG유플러스 담당자 한 명이 진행자에게 다가가 뭔가를 얘기했습니다. 제 스마트폰도 울리더군요. SK텔레콤에서 보낸 e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SK텔레콤이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내용을 훑어보니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요금제와 거의 비슷합니다. 기본 데이터 외에 하루 2GB를 속도 제한 없이 쓰고, 그마저도 다 쓰고 나면 속도를 떨어뜨린다는 겁니다. SK텔레콤은 오랫동안 준비하고 검토해 온 요금제라고 합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행사장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LG유플러스 CP전략실 유필계 부사장은 문답 시간 말미에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 요금제를 3개월간 고민하고 미래부에 인가를 내서 만들었습니다. 타 통신사가 요금제로 경쟁하고 비슷한 정책으로 따라오는 것은 좋긴 하지만, CEO까지 나서서 요금제를 발표하는 도중에 비슷한 요금제가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건 상도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네트워크를 맡는 이창우 부사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이 요금제는 단순히 ‘무제한’만 풀어놓은 게 아니라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나는 것까지 예측해서 설계한 겁니다. 지난 3개월간 무제한 요금제를 만들면서 트래픽 증가량을 예측해 네트워크도 확충했습니다. SK텔레콤이 시간차도 두지 않고 곧바로 똑같은 요금제로 대응하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군요.” 이처럼 통신사간 요금제를 베끼는 일이 처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에도 SK텔레콤이 망내 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자 일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KT와 LG유플러스가 따라붙었습니다. LTE 무제한 요금제도 마찬가지입니다. LG유플러스가 불을 댕기자 이내 다른 모든 사업자들이 따라붙었던 바 있습니다. 통신 3사가 한쪽 요금제를 따라가는 건 으레 있는 일이란 얘기지요. 행사가 끝난 뒤 LG유플러스 임원들에게 ‘비슷한 요금제들을 내놓는 것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나 제도는 없냐’고 물었습니다. 요금 설계는 통신사 내에서도 가장 똑똑한 인력들이 모여 여러 상황을 두고 오랫동안 검토합니다. 이번에도 LG유플러스는 3개월 동안 시뮬레이션을 하고 그에 따른 망 확장도 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지적재산권이 인정돼야 하는 상품이 아닐까요? ＂요금제는 재산권 인정 어려워＂ 임앤정 특허사무소의 정우성 변리사에게 물어봤습니다. 통신사의 요금제는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없는 걸까요? “요금제가 권리를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통신사가 요금제에 특허를 신청하지 않았으니 특허를 침해할 수도, 상표권도 침해할 수 없습니다. 저작권이라는 것은 표현에 대한 권리인데 요금제가 표현의 결과물이 아니니 저작권 침해도 아닙니다. 요금제를 통신사의 재산권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타 통신사가 알고 비슷하게 상품을 내놓을 때는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정우성 변리사는 말했습니다. “A통신사의 특정 임직원이 타 통신사에 몰래 알려줬다면 영업 비밀을 흘린 것으로 처벌받을 수 있지요. 하지만 A통신사에서 의도적으로 타 통신사에 새 요금제에 대한 내용을 흘려주고 이를 참고해 비슷한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면 이는 통신사간 담합의 의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신 시장에서는 요금 상품 베끼기는 이미 만연해 있습니다. 대개는 인가 의무가 있는 SK텔레콤이 기준이 되는 요금제를 만들어 정부에 인가를 받고 공개하면 타 통신사들이 이와 비슷한 상품을 내곤 했습니다. 대개 요금제를 새로 내놓을 때는 가입자당 요금제를 끌어올릴 수 있는 달콤한 요소들이 더해지면서도 망의 부담까지 함께 고민됩니다. 충분히 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니 타 통신사들은 약간의 시뮬레이션만 해보면 곧바로 답이 나오는 것이지요. ＂준비는 오래 전부터, 시기는 더 미룰 수 없어＂ 다만 이번에는 조금 급하게 진행됐습니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를 신고만 하면 바로 적용할 수 있지만 SK텔레콤은 요금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자입니다. 전날 LG유플러스가 새로운 요금제를 꺼내놓는다는 것을 미리 파악한 SK텔레콤은 비슷한 내용의 요금제를 만들어 느즈막히 변경 신고를 냈습니다. 새 요금제를 만들면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기존에 있던 요금제에 손을 대는 것이기 때문에 인가 대신 신고만으로 새 요금제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 시기나 내용이 겹친 건 공교로운 일이라고 SK텔레콤은 말했습니다. SK텔레콤 관계자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요금제는 하루 이틀만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관련 보도자료도 LG유플러스가 발표한 지 30분만에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1월부터 별도의 요금제를 준비해 왔습니다. 요금제가 비슷해 보이는 건 음성, 문자, 데이터만을 조합해 만들어낼 수 있는 요금제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LG유플러스가 간담회를 잡았는데 그 전에 내는 건 예의가 아니고 더 늦어지면 따라잡기 어려워지니 오늘 발표를 같이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통신사들은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는 것에 대해서도 이미 다들 대비는 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의 이상철 부회장도 “새 요금제는 망 수준의 검토가 필요한데 가입자가 많은 통신사들이 적용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며 “요금제 경쟁은 반갑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유의 유쾌함으로 “따라올테면 따라와 보라”며 광고 문구인 ‘팔로우 미’로 날카로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했습니다. 어찌됐든 한 회사의 CEO가 새 요금제를 발표하는 간담회를 하고 있는데 1등 업체가 그 사이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 자체가 썩 보기에 좋지는 않더군요. 경쟁도 경쟁이지만 소비자들은 누가 먼저 냈다는 걸 기억하지도 않고 기억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그 이미지들을 기억할 뿐이지요. 이왕 보조금 대신 소비자들을 위한 요금제와 서비스로 경쟁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아름다운 경쟁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성자 : 전문기자 (dudtm00) 날짜 : 2014-04-03 오전 9:21:33

“스마트폰 요금제는 저작권 없나요?”

조회 :: 513
추천 :: 9

4월2일 오전, LG유플러스가 기자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으고 새로운 요금제를 발표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4월4일부로 영업정지가 풀립니다. 영업정지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고 보조금 대신 실질적인 요금제와 서비스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행사였죠.

이 자리에서 LG유플러스는 새로운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습니다. 짤막한 발표가 끝난 뒤 이상철 부회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LTE에는 무제한 요금제가 없을 것이라더니 지난해 제한적 무제한 요금제가 나온 이후 다시 1년만에 그 가격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요금제의 뼈대는 월 8만원만 내면 음성, 문자메시지와 데이터를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것입니다. 하루에 2GB를 속도 제한 없이 쓰고, 이를 넘으면 3Mbps로 속도를 늦추되 동영상 스트리밍은 무리 없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기존에 10만원 정도 하던 요금제가 몸값을 내린 셈입니다.

＂CEO 간담회 중 자료 배포는 뒷통수 친 행위＂

그런데 갑자기 기자들이 술렁거립니다. 곧이어 LG유플러스 담당자 한 명이 진행자에게 다가가 뭔가를 얘기했습니다. 제 스마트폰도 울리더군요. SK텔레콤에서 보낸 e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SK텔레콤이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내용을 훑어보니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요금제와 거의 비슷합니다. 기본 데이터 외에 하루 2GB를 속도 제한 없이 쓰고, 그마저도 다 쓰고 나면 속도를 떨어뜨린다는 겁니다. SK텔레콤은 오랫동안 준비하고 검토해 온 요금제라고 합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행사장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LG유플러스 CP전략실 유필계 부사장은 문답 시간 말미에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 요금제를 3개월간 고민하고 미래부에 인가를 내서 만들었습니다. 타 통신사가 요금제로 경쟁하고 비슷한 정책으로 따라오는 것은 좋긴 하지만, CEO까지 나서서 요금제를 발표하는 도중에 비슷한 요금제가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건 상도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네트워크를 맡는 이창우 부사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이 요금제는 단순히 ‘무제한’만 풀어놓은 게 아니라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나는 것까지 예측해서 설계한 겁니다. 지난 3개월간 무제한 요금제를 만들면서 트래픽 증가량을 예측해 네트워크도 확충했습니다. SK텔레콤이 시간차도 두지 않고 곧바로 똑같은 요금제로 대응하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군요.”

이처럼 통신사간 요금제를 베끼는 일이 처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에도 SK텔레콤이 망내 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자 일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KT와 LG유플러스가 따라붙었습니다. LTE 무제한 요금제도 마찬가지입니다. LG유플러스가 불을 댕기자 이내 다른 모든 사업자들이 따라붙었던 바 있습니다. 통신 3사가 한쪽 요금제를 따라가는 건 으레 있는 일이란 얘기지요.

행사가 끝난 뒤 LG유플러스 임원들에게 ‘비슷한 요금제들을 내놓는 것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나 제도는 없냐’고 물었습니다. 요금 설계는 통신사 내에서도 가장 똑똑한 인력들이 모여 여러 상황을 두고 오랫동안 검토합니다. 이번에도 LG유플러스는 3개월 동안 시뮬레이션을 하고 그에 따른 망 확장도 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지적재산권이 인정돼야 하는 상품이 아닐까요?

＂요금제는 재산권 인정 어려워＂

임앤정 특허사무소의 정우성 변리사에게 물어봤습니다. 통신사의 요금제는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없는 걸까요?

“요금제가 권리를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통신사가 요금제에 특허를 신청하지 않았으니 특허를 침해할 수도, 상표권도 침해할 수 없습니다. 저작권이라는 것은 표현에 대한 권리인데 요금제가 표현의 결과물이 아니니 저작권 침해도 아닙니다. 요금제를 통신사의 재산권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타 통신사가 알고 비슷하게 상품을 내놓을 때는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정우성 변리사는 말했습니다. “A통신사의 특정 임직원이 타 통신사에 몰래 알려줬다면 영업 비밀을 흘린 것으로 처벌받을 수 있지요. 하지만 A통신사에서 의도적으로 타 통신사에 새 요금제에 대한 내용을 흘려주고 이를 참고해 비슷한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면 이는 통신사간 담합의 의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신 시장에서는 요금 상품 베끼기는 이미 만연해 있습니다. 대개는 인가 의무가 있는 SK텔레콤이 기준이 되는 요금제를 만들어 정부에 인가를 받고 공개하면 타 통신사들이 이와 비슷한 상품을 내곤 했습니다. 대개 요금제를 새로 내놓을 때는 가입자당 요금제를 끌어올릴 수 있는 달콤한 요소들이 더해지면서도 망의 부담까지 함께 고민됩니다. 충분히 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니 타 통신사들은 약간의 시뮬레이션만 해보면 곧바로 답이 나오는 것이지요.

＂준비는 오래 전부터, 시기는 더 미룰 수 없어＂

다만 이번에는 조금 급하게 진행됐습니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를 신고만 하면 바로 적용할 수 있지만 SK텔레콤은 요금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자입니다. 전날 LG유플러스가 새로운 요금제를 꺼내놓는다는 것을 미리 파악한 SK텔레콤은 비슷한 내용의 요금제를 만들어 느즈막히 변경 신고를 냈습니다. 새 요금제를 만들면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기존에 있던 요금제에 손을 대는 것이기 때문에 인가 대신 신고만으로 새 요금제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 시기나 내용이 겹친 건 공교로운 일이라고 SK텔레콤은 말했습니다. SK텔레콤 관계자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요금제는 하루 이틀만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관련 보도자료도 LG유플러스가 발표한 지 30분만에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1월부터 별도의 요금제를 준비해 왔습니다. 요금제가 비슷해 보이는 건 음성, 문자, 데이터만을 조합해 만들어낼 수 있는 요금제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LG유플러스가 간담회를 잡았는데 그 전에 내는 건 예의가 아니고 더 늦어지면 따라잡기 어려워지니 오늘 발표를 같이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통신사들은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는 것에 대해서도 이미 다들 대비는 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의 이상철 부회장도 “새 요금제는 망 수준의 검토가 필요한데 가입자가 많은 통신사들이 적용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며 “요금제 경쟁은 반갑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유의 유쾌함으로 “따라올테면 따라와 보라”며 광고 문구인 ‘팔로우 미’로 날카로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했습니다.

어찌됐든 한 회사의 CEO가 새 요금제를 발표하는 간담회를 하고 있는데 1등 업체가 그 사이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 자체가 썩 보기에 좋지는 않더군요. 경쟁도 경쟁이지만 소비자들은 누가 먼저 냈다는 걸 기억하지도 않고 기억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그 이미지들을 기억할 뿐이지요. 이왕 보조금 대신 소비자들을 위한 요금제와 서비스로 경쟁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아름다운 경쟁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