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석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 성석제의 단편집이 세상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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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작가 : 성석제 출판 : 창작과비평사 발매 : 2002.06.25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의 소설에는 풍자와 해학이 있다. 표현이나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이 독특하고 창의성이 돋보인다. 천명관의 처녀작 〈고래〉에서 받았던 느낌이 성석제의 소설을 통해서도 유사하게 전해진다. 거칠게 느껴지는 질감이 오히려 신선하게 그리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긴 호흡이 불요할 정도로, 문체가 간결하고 날카롭다. 기존 소설에서 볼 수 없고, 성석제의 소설에서 발견되는 새로움이다. 그는 언어의 마술사 같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단편소설집이다.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 가장 먼저 소개되는 단편이 소설집의 제목이다. 그는 주인공 황만근을 통해 세상의 이치와 대중의 보편적 가치체계를 비웃는다. 모자라게 태어났지만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도 우직하고, 타인을 위해 헌신한다. 그의 우직함은 소를 연상시킨다. 철학자 툴레즈는 그 어떤 외부의 힘에도 휘둘리지 않는 ＇단독성＇ 을 이야기한 바 있다. 황만근을 통해서 ＇단독성＇의 의미가 독자에게 전해진다. 세상이 이야기 하는 ＇보통＇ 이하의 사람 황만근은 대중의 비웃음과 놀림, 천대를 받는 인간이지만 결코 비루하지 않은 삶을 산다. 저자는 만근을 통해 보편이라고 생각되는 세상의 남루한 이치를 비틀어 버리고 비웃으려는 듯 하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황만근이라는 거울을 보여 준다. ＇황만근...＇ 이외에 다른 단편들도, 소재의 독특함이 번뜩인다. 풍자가 날카롭고 신선하다. 〈쾌할 냇가의 명랑한 곗날〉은 허탈한 웃음을 만드는 마력같은 재미가 있다. 사회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 권력에 대한 조롱이 담겨져 있다. 곗날에 모인 계원들의 캐릭터를 섬세한 터치로 그려 내고, 속속들이 파헤쳐진 인간의 속 얼굴을 보는 것은 유쾌하다. 〈천하제일 남가이〉 에서는 奇人을 등장시킨다. 남가이라는 기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는 천명관 소설 〈고래〉의 축소판과 같다.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창의성이 돋보이고, 거침없이 써 내려간 이야기가 흥미롭다. 〈책〉 〈천애윤락〉 〈꽃의 피 피의 꽃〉에서도 주인공은 기인이다. 일상의 있을 법하지 않은 매우 특이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어떤 면에서 무협지를 연상케 한다. 현실과 초현실의 문턱에서 시소타기를 하며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단편집에서 다양한 유형의 기인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작가는 현실을 넘어선 다른 세계를 이야기 하고자 했는지 모른다. 아울러 현실중심의 기존 소설들을 거부하며, 작가 자신만의 독특한 이야기 세계를 전달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 전에 읽었던 그의 첫 번째 연애소설 〈단 한 번의 연애〉에서도, 현실을 반영하지만, 기인에 근접해 있는 우월한 능력의 인물(여주인공)이 등장하고 약간 현실을 빗겨 가는 내용도 함께 나온다. 현실을 넘어서는 것이 현실적 소재의 빈곤이 아닌, 오히려 소재를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탁월한 이야기꾼의 면모를 가진 작가임을 나타내는 방증이다. 성석제라는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차려 놓은 이야기 잔치에는 먹을 것이 풍성하다. 이 풍성한 먹거리를 눈으로 즐길 수 있어 좋다. ;)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 성석제 / P301 / ＇13.7.1 -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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