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탁환 〈쉐이크〉 - 좋은 스토리텔링을 가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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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쉐이크 작가 : 김탁환 출판 : 다산책방 발매 : 2011.08.24 〈김탁환의 쉐이크〉 글을 잘 쓰는 것,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야기를 창작하고 글로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은 모두에게 허락된 것은 아니다.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재능이 있어도 노력을 하지 않거나, 노력을 해도 재능이 뒷 받침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이야기 창작 즉,스토리텔링이다. 남이 쓴 책에 대해 독자로서 느낌과 생각을 정리하는 서평 조차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김탁환은 소설, 영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스토리를 만드는 작가다.오래 전에 KBS에서 방영되어 공전의 히트를 쳤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저자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이야기꾼이라고 고백하는 저자는 책을 통해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저자의 경험을 회고하며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전문 스토리텔러답게, 책의 목차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타이틀로 만들어 독자들이 흥미롭게 책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책의 부제라고 할 수 있는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은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책 내용은 이야기꾼이 되고 싶어하는 초보들을 위한 안내서 정도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저자의 경험을 통해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방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큰 울림을 전해주진 못했다. 역시 책은 독자의 관심도에 따라 好不好가 확실히 갈릴 수 밖에 없다. 만약 독자가 작가 지망생이라면, 이 책은 그들에게 꼭 필요한, 놓쳐서는 안 되는 기본에 충실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저자는 서두에서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테크닉보다는 태도에 있음을 역설한다. 결과물 자체 보다는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스토리텔러로서 어떤 자세로 창작활동에 임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 과정보다 결과에 치중하여 나온 결과물보다 좋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적어도, 좋은 과정이 좋은 작품을 만들 확률은 훨씬 더 높을 것이며, 향후 다른 작품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전하는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방법을 소개하면, 한편의 작품을 위해 100권이상의 관련 책을 읽고, 10권의 공책을 사서 아이디어기록, 책 내용 중에서 영감을 받은 내용 정리, 공상, 주인공 등 등장인물들의 습관 등 수시로 기록해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다. 말 그대로 작품을 위해 필요한 질료들을 모아두기 위함일 것이다. 작업실도 제대로 꾸며서 주변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집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라고 하며(사실 돈이 없어 이렇게 까지 하기는^^),이전에 쓴 글들을 수정하더라도, 전에 쓴 글 파일을 삭제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최초에 생각한 이야기의 구조를 중간에 욕심이 나서 바꾸지 말고, 이야기에서 거리를 두라고 권한다. 아울러 퇴고를 할 때는 절대 대충해서는 안되며 개악의 순간이 될 때까지 수정에 수정을 가하라고 한다. 계속 수정하다 보면 수정한 부분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더 좋은 스토리와 문장을 위해서는 수정하는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쓰기는 창작활동이지만, 창의성이 있는 사람이 글을 잘 쓰기 보다는, 엉덩이가 무겁고, 인내심이 많은 끈적끈적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좋은 글을 쓸 것이라 생각했다. 김훈작가는 조사하나를 가지고 이틀을 고민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 만큼 창작은 어려우며,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한 것 같다. 어려운 인내의 과정이 필요한 글쓰기이기에, 수 많은 재료를 가지고 있다 해도 끝없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저자의 마지막 멘트가 마음을 울린다. ＂이 책에 담긴 자세만이 유일하다거나 최선이라고 믿지 마세요. 어떤 책도 여러분을 이끄는 절대규범이 될 수는 없으니까요.＂ _ 244쪽 결국 모든 책은 참고용일 뿐이고, 심지어 어떤 가이드는 맞지 않는 지침서일지도 모른다. 역시 책에서 소개한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 202쪽에 있는 내용도 새겨 둘만하다. ＂내 책을 던져버려라. 이것은 인생과 대면하는 데서 느낄 수 있는 수많은 자세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라. 너 자신을 찾아라. 너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하지 마라. 너 자신이 아닌 나른 사람도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 말하지 말고 - 글로 쓸 수 있었을 것이라면 글로 쓰지 말라. 너 자신의 내면 이외의 그 어느 곳에도 있지 않은 것이라고 느껴지는 것에만 집착하고, 그리고 초조하게 혹은 참을성을 가지고 너 자신을 아! 존재들 중에서도 결코 다른 것으로 대치할 수 없는 존재로 창조하라.＂ ;) 〈김탁환의 쉐이크〉 / 김탁환 / P250 / ＇13.6.12 -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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