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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률 〈경제학자의 영화관〉 - 영화를 통해 경제이야기를 풀어낸다.
조회 : 4251 추천 : 34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경제학자의 영화관 작가 : 박병률 출판 : 한빛비즈 발매 : 2012.12.31 〈경제학자의 영화관〉 영화는 다양한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경제이야기도 만만치 않게 많이 담겨져 있다. 어떤 경제 상황을 배경으로 하기도 하고, ＇월스트리트(Money never sleeps)＇같은 영화는 아예 증권투자와 같은 구체적인 소재를 다루기도 한다. 영화가 일상의 삶을 다루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삶에 세밀하게 침투해 있는 경제생활은 필연적으로 영화에 묻어 날 수 밖에 없다. 경제기자 출신의 작가가 쓴 〈경제학자의 영화관〉은 이렇게 영화 속 장면 장면에 녹아 있는 경제 지식을 끄집어 설명해 놓았다. 일단 대상이 영화이기에 지루하지 않아 재미있게 경제이야기에 빠져 들게 되고, 영화와 연결하여 꼼꼼하게 경제 이슈를 발굴해낸 저자의 노력의 흔적들이 발견된다. 35편의 영화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경제학 이론, 경제사, 현실경제, 경제 지표 등을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 영화를 보면서 경제를 생각 했기 보다는 경제 기자 출신으로 그 동안 알고 있던 경제 지식을 나열해 놓은 다음에 지금까지 보아왔던 영화를 거꾸로 적용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유가 어찌 됐든, 책은 재미있다. 이 책을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경제학자의 인문학서재〉가 떠올랐다. 인문학에 담겨져 있는 경제학을 풀어서 설명했던 책인데, 이와 유사한 형태와 색깔을 가지고 있다. 박병률 작가는 아마도 이 책에서 영감을 얻었지 않았나 싶다. 게다가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으니 말이다. 영화에서 경제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있어서 저자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특히 〈시라노 연애 조작단〉이라는 영화에서 애덤 스미스의 ＇절대 우위론＇과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끄집어 낸 것은 이채롭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연애가 서툰 사람을 대신하는 연애 대행사로, 소개만 해주는 일반 연애 상담업체가 아닌 사랑을 쟁취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 그들의 연애에 직접 개입한다. 연애는 못하지만 펀드 운영에 자신이 있는 펀드매니져는 연애를 아웃소싱하고 자신은 그 시간에 펀드 운영을 충실히 하면 기대 수익이 올라 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잘하는 것을 더욱 열심히 하고 못하는 것은 타인에게 맡긴다는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이론으로, 리카도의 ＇비교 우위론＇을 적용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비교 우위론＇은 각 나라마다 자신이 잘하는 상품을 만들어 서로 교역을 하면 모든 나라가 이롭다는 설명인데, 이 이론이 신자유주의의 근간으로 세계화와 자유무역 협정의 이론적 토대이다. 그런데 문제는 선진국이 잘 하는 상품은 부가가치가 큰 반면에 후진국이 잘 하는 상품은 농산물 위주의 부가가치가 적은 분야이기 때문에 무역거래로 인한 격차가 더 심화되는 문제가 생긴다. 비교우위론이 비판 받는 이유는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이 후진국이 따라올 수 없도록 사다리 꼭대기에 올라가 사다리를 걷어차는 상황이 만들어 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결국 세계화는 자유무역을 자유무역은 빈부의 격차를 더욱 심화 시키는 비극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씨애틀을 배경으로 한 〈만추〉에서는 스토리 보다는 자주 등장하는 커피와 관련하여 경제 이야기를 풀어 간다. 영화 〈만추〉에 얻은 저자의 영감은 ＇보스턴 茶사건＇＇미국 독립전쟁＇ 까지 이어지고, 어떻게 미국이 커피의 최대 소비국이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사실 씨애틀은 커피로 유명하다. 스타벅스, 씨애틀 베스트, 툴리스 커피 等, 커피회사 본사가 있다. 커피를 통해서 저자는 밥 한 끼보다 비싼 고급 커피를 파는 전문점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파노블리효과＇를 설명한다. 파노블리효과는 어떤 물건을 사면 어떤 특정 집단에 속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서 문화적 특권을 누린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의미가 있는 용어다. 물론 커피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명품을 소비하는 행태도 설명이 될 수 있다. 여기서 1899년에 베블런이 지은 〈유한계급론〉이 등장한다. 유한 계급은 힘든 노동은 전혀 하지 않고 품위있는 지위와 직업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며, 부자의 과시적 소비가 유한 계급론을 뒷받침 해준다. 남과 다르다는 과시욕이 어떻게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지, 비싼 명품이 잘 팔리는 이유도 설명된다. 얼마 前 재미있게 보았던 〈광해〉를 통해서는 조세제도를 끄집어 냈다. 영화 〈광해〉에서는 대동법이 자주 등장한다. 땅에 비례해 쌀로 세금을 내는 대동법은, 조세 평등주의를 의미한다. 땅을 많이 가진 자들은 더 많은 쌀을 생산하니, 세금도 더 많이 내라는 논리는 대단히 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양반 기득권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 법을 시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지금 시대에도 아주 유사한 메세지를 던진다. 진보진영에서는 MB의 부자감세를 비판하고, 보수진영은 Trickle Down Effect(낙수효과)를 이유로 감세정책을 지지한다. 일단 증세냐 감세냐는 경제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논리가 더 작용을 한 측면이 강하다. 영화에서도 광해와 허균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광해 : 대동법이라는 것이 참으로 좋은 것 같소. 그런데 이렇게 좋은 법을 1년도 시행하지 않고 폐지했다는 말이오? 허균 : 그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정치일 뿐 경제문제는 우리 생활과 너무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가까이 있음에도, 행간을 읽어 내지 못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단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경제문제는 얼마든지 찾아 낼 수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옳고 그름의 문제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경제지식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지 않은가. 물론 정부의 어떤 정책은 경제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이해득실에 의해 정치 문제로 바뀌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래서 더욱 시민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경제를 알아야 한다. 그것도 제대로..., 아울러 일상의 경제문제를 잘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경제지식은 필요해 보인다. 〈경제학자의 영화관〉 / 박병률 / P361 / ＇13.4.6 - 출처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06-28 오후 6:06:45

박병률 〈경제학자의 영화관〉 - 영화를 통해 경제이야기를 풀어낸다.

조회 :: 4251
추천 :: 34

경제학자의 영화관

작가 : 박병률
출판 : 한빛비즈
발매 : 2012.12.31

〈경제학자의 영화관〉

영화는 다양한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경제이야기도 만만치 않게 많이 담겨져 있다. 어떤 경제 상황을 배경으로 하기도 하고, ＇월스트리트(Money never sleeps)＇같은 영화는 아예 증권투자와 같은 구체적인 소재를 다루기도 한다. 영화가 일상의 삶을 다루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삶에 세밀하게 침투해 있는 경제생활은 필연적으로 영화에 묻어 날 수 밖에 없다.

경제기자 출신의 작가가 쓴 〈경제학자의 영화관〉은 이렇게 영화 속 장면 장면에 녹아 있는 경제 지식을 끄집어 설명해 놓았다. 일단 대상이 영화이기에 지루하지 않아 재미있게 경제이야기에 빠져 들게 되고, 영화와 연결하여 꼼꼼하게 경제 이슈를 발굴해낸 저자의 노력의 흔적들이 발견된다.

35편의 영화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경제학 이론, 경제사, 현실경제, 경제 지표 등을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 영화를 보면서 경제를 생각 했기 보다는 경제 기자 출신으로 그 동안 알고 있던 경제 지식을 나열해 놓은 다음에 지금까지 보아왔던 영화를 거꾸로 적용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유가 어찌 됐든, 책은 재미있다. 이 책을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경제학자의 인문학서재〉가 떠올랐다. 인문학에 담겨져 있는 경제학을 풀어서 설명했던 책인데, 이와 유사한 형태와 색깔을 가지고 있다. 박병률 작가는 아마도 이 책에서 영감을 얻었지 않았나 싶다. 게다가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으니 말이다.

영화에서 경제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있어서 저자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특히 〈시라노 연애 조작단〉이라는 영화에서 애덤 스미스의 ＇절대 우위론＇과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끄집어 낸 것은 이채롭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연애가 서툰 사람을 대신하는 연애 대행사로, 소개만 해주는 일반 연애 상담업체가 아닌 사랑을 쟁취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 그들의 연애에 직접 개입한다. 연애는 못하지만 펀드 운영에 자신이 있는 펀드매니져는 연애를 아웃소싱하고 자신은 그 시간에 펀드 운영을 충실히 하면 기대 수익이 올라 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잘하는 것을 더욱 열심히 하고 못하는 것은 타인에게 맡긴다는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이론으로, 리카도의 ＇비교 우위론＇을 적용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비교 우위론＇은 각 나라마다 자신이 잘하는 상품을 만들어 서로 교역을 하면 모든 나라가 이롭다는 설명인데, 이 이론이 신자유주의의 근간으로 세계화와 자유무역 협정의 이론적 토대이다. 그런데 문제는 선진국이 잘 하는 상품은 부가가치가 큰 반면에 후진국이 잘 하는 상품은 농산물 위주의 부가가치가 적은 분야이기 때문에 무역거래로 인한 격차가 더 심화되는 문제가 생긴다. 비교우위론이 비판 받는 이유는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이 후진국이 따라올 수 없도록 사다리 꼭대기에 올라가 사다리를 걷어차는 상황이 만들어 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결국 세계화는 자유무역을 자유무역은 빈부의 격차를 더욱 심화 시키는 비극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씨애틀을 배경으로 한 〈만추〉에서는 스토리 보다는 자주 등장하는 커피와 관련하여 경제 이야기를 풀어 간다.

영화 〈만추〉에 얻은 저자의 영감은 ＇보스턴 茶사건＇＇미국 독립전쟁＇ 까지 이어지고, 어떻게 미국이 커피의 최대 소비국이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사실 씨애틀은 커피로 유명하다. 스타벅스, 씨애틀 베스트, 툴리스 커피 等, 커피회사 본사가 있다. 커피를 통해서 저자는 밥 한 끼보다 비싼 고급 커피를 파는 전문점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파노블리효과＇를 설명한다. 파노블리효과는 어떤 물건을 사면 어떤 특정 집단에 속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서 문화적 특권을 누린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의미가 있는 용어다. 물론 커피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명품을 소비하는 행태도 설명이 될 수 있다. 여기서 1899년에 베블런이 지은 〈유한계급론〉이 등장한다. 유한 계급은 힘든 노동은 전혀 하지 않고 품위있는 지위와 직업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며, 부자의 과시적 소비가 유한 계급론을 뒷받침 해준다. 남과 다르다는 과시욕이 어떻게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지, 비싼 명품이 잘 팔리는 이유도 설명된다.

얼마 前 재미있게 보았던 〈광해〉를 통해서는 조세제도를 끄집어 냈다. 영화 〈광해〉에서는 대동법이 자주 등장한다. 땅에 비례해 쌀로 세금을 내는 대동법은, 조세 평등주의를 의미한다. 땅을 많이 가진 자들은 더 많은 쌀을 생산하니, 세금도 더 많이 내라는 논리는 대단히 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양반 기득권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 법을 시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지금 시대에도 아주 유사한 메세지를 던진다. 진보진영에서는 MB의 부자감세를 비판하고, 보수진영은 Trickle Down Effect(낙수효과)를 이유로 감세정책을 지지한다. 일단 증세냐 감세냐는 경제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논리가 더 작용을 한 측면이 강하다. 영화에서도 광해와 허균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광해 : 대동법이라는 것이 참으로 좋은 것 같소. 그런데 이렇게 좋은 법을 1년도 시행하지

않고 폐지했다는 말이오?

허균 : 그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정치일 뿐

경제문제는 우리 생활과 너무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가까이 있음에도, 행간을 읽어 내지 못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단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경제문제는 얼마든지 찾아 낼 수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옳고 그름의 문제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경제지식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지 않은가. 물론 정부의 어떤 정책은 경제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이해득실에 의해 정치 문제로 바뀌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래서 더욱 시민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경제를 알아야 한다. 그것도 제대로..., 아울러 일상의 경제문제를 잘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경제지식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