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관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장자철학을 쉽게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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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작가 : 김태관 출판 : 홍익출판사 발매 : 2012.11.20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장자를 만나는 기쁨 〉 가난의 객관화는 폭력적이다. 인간을 비교프레임에 가두고, 타인과 자신을 쉴 세 없이 비교하여 스스로를 고통의 늪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강화도 시골집에서 월세를 살고 있는 함민복 시인은 가난은 결핍을 의미하기에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면 결코 가난하지않다고 말한다. 자족한 삶은 재물의 과소에 관계없이 가난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마음의 문제라는 뜻이다. 최근 세시봉으로 공연요청이 많이 들어와 수입이 늘었다는 가수 송창식은 공연횟수를 줄인다고 한다. 필요이상의 재물이 쌓이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란다. 물신주의가 세상을 지배함에도 소박한 삶을 지향하고, 물질로부터 온전한 자유를 얻겠다는 사람들은 세상이치와는 거꾸로 사는 셈이다. 꼭 귀거래사(歸去來辭)가 아니더라도, 현재위치에서 자족을 지향하며 충분히 다양한 세속적 속박으로부터 자유 할 수 있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를 일부러 멀리하는 사람들이 일반인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오히려 제대로 된 인생을 사는 게 아닌가? 그래서 인생은 절대 객관의 눈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장자철학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자연그대로, 인위적인 것을 거부하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장자는 관직으로 갈 기회를 모두 거부했다. 어떤 왕이 찾아와도, 그는 죽어서 박제된 상태로 천 년을 넘게 보존되어 있는 거북이 보다, 진흙탕에서 꼬리를 흔드는, 살아 있는 거북이가 낫다고 하며 관직을 거부했다.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기로 작정한 이상 그의 의지를 꺾는 것은 불가능 한 듯하다. 장자철학은 기본적으로 노자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물론 세부적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철학적 원리는 동일하다. 그래서 우리는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하나로 묶어 노장사상(老莊思想)이라 부른다. 노자는 ＇도법자연＇이라 했다 진정한 도는 자연을 본받는 것이라는 뜻이다. 장자는 자연에서도를 깨닫고 무위로써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삶의 속박에서 벗어나 즐겁게 자연을 누리는 지락의 경지즉 어슬렁어슬렁 노니는 소요유의 경지를 이야기 했다_10쪽 이 책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있다. 도(道), 무위(無爲), 지락(至樂)에 대해 장자의 어록을 소개하며, 내용에 대한 설명과 사례를 접목시켜 주제를 풀어 나간다. 도(道)에서는 사랑은 느끼는 것이고 ‘도’는 깨닫는 것으로 ‘도’를 도라고 말하면 이미 도가 아님을 설명하며 깨닫기 위해서 깨어있으라고 조언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가 가짜일 수 있고, 가짜가 진짜일 수 있다. 인생은 길이로 재는 것이 아니라 의미로 측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100년을 넘게 산다 한들 의미 없이 보낸 세월은 껍데기에 불과하기에, 단하루를 살아도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면 천금보다 귀한 삶이 된다는 것이다. 39세에 생을 마감한 마티루터킹, 비록 부록의 나이를 넘기지 못했지만 아무도 그의 삶을 짧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위(無爲)에서는 우리의 인위적인 어떤 ‘원함’이 타자에게 고통과 슬픔을 안겨줄 수 있음을 설명하며, 원하는 의도가 설사 선하다 할지라도, 자연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장자의 유명한 노나라 임금의 바닷새 이야기가 바로 이에 해당된다. 바다에 있어야 할 바닷새를 데려다가 음악을 들려주고, 진수성찬을 차려 극진히 대접했음에도 바닷새는 죽었다. 내가 생각하는 기쁨의 영역이 타자에게 오히려 슬픔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대게 인간이 꾸며낸 일들은 거의 타고난 본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전한다. 인위는 그럴 듯해 보이지만 결국 자연을 해치고 인간의 삶도 파괴한다는 것이다. 멀리서 찾아볼 필요 없이 몇 년 前 홍수로 산사태가 발생했던 서울의 우면산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인위가 가지는 폭력적 결과를 말이다. 몸은 자연의 변화를 따르는 것이 좋고, 마음은 본성을 따르는 것이 좋다. 자연을 따르면 만물로부터 벗어나지 않고, 본성을 따르면 마음이 피로하지않는다. 만물로부터 벗어나지 않고 마음이 피로하지 않으면 화려함을 구해 자신을 꾸밀 필요가 없어진다. 몸을 꾸밀 필요가 없으면 아무 것에도 의지할 필요가 없어 자유로워진다._142쪽 지락(至樂)편에서는 세상의 이치에 얽매이지 말고 즐기라고 권고한다. 즐기기 위해서는 자유함을 얻어야 하며, 자유함은 소유로부터의 자유, 생각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태산 같은 재물을 가졌다 해도 인생의 행복을 더하지 못한다고 한다. 더많이 소유할수록 번민의 폭과 넓이도 함께 증가한다. 인생의 방향이 전혀 다른 소크라테스의 두 제자, 아리스티포스와 디오게네스의 대화가 이채롭다. 아리스티코스가 “고개를 조금 수그릴 줄만 알면 호의호식할 수 있을 텐데…” 라고 말하자, 디오게네스는 “야채 먹는 법을 조금만 알아도 폭군에게 굽실거리지않을 텐데…” 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재물을 얻는 대가로 자신의 양심과 철학을 팔아야 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자유함이 없는 삶에 대해 돌직구를 날린 디오게네스의 말은 유의미한 교훈을 던진다. 생각으로부터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을 준다. 두려움과 근심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세상이 흔들려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달 빛에 흔들리는 대나무 그림자에 겁을 집어 먹을 필요가 없고, 술잔에 반사된 뱀그림 벽지에 놀랄 필요도 없다. 마음에 담겨진 헛된 잡념과 생각이 공포로 이어지고 자신을 괴롭힌다. 결국 어떻게 마음먹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은가? 장자철학은 세상이치와 대척점에 서있다. 세상이 소유를 이야기할 때 장자는 비움을 강조했고, 세상이 인위로 어떤 것을 만들려 했을 때, 장자는 있는 그대로 놓으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장자철학을 이해하고자 할 때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지도 모른다. 한 번 살다가는 인생이라며 어떻게든 의미와 흔적을 남기고 싶겠지만 죽으면 더 이상 현세에서의 일은 무의미 해지고, 후세 사람들에게 작은 기억만을 남긴 체로 사라질 것이다. 세상이 소중하다고 붙잡고 있는 모든 일들이 하늘 위에서 보면 먼지보다 하찮은 일일지도 모른다. 장자는 세상은 잠시 머무르는 여관과 같다고 이야기 했다. 잠시 머무는곳에 집착할 필요가 있겠는가…. ;) 〈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김태관 / P286 / ＇13.3.22 - 출처 :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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