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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우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유럽편〉 - 유럽역사에 대한 조금 새로운 시각
조회 : 3777 추천 : 33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작가 : 원종우 출판 : 역사의아침 발매 : 2012.12.14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유럽편〉 역사를 읽는 것은 즐거움이다. 역사는 기술하는 사람의 입맛과 시선에 따라 재해석되기에 그 즐거움의 깊이는 더하다. 게다가 우리가 볼 수 없는 역사의 다른 이면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유럽편〉은 유럽역사에 대한 저자의 독특한 시선이 담겨져 있다. 하여, 우리가 알지 못하는 유럽의 속살을 보여 주겠다는 저자의 의도가 이 책에 잘 반영되어 있는 듯 하다. 유럽은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동아시아 국가는 국가간 경계가 명확한 반면, 유럽은 오밀조밀 모여있고, 과거 중세시대 왕족들은 국가간 혼인을 통해 끈끈한 혈연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한 국가내부의 이해관계가 해당 국가의 이슈로만 자리하지 않고, 인근 국가에도 영향을 준다. 혁명이 일어나면 한 국가의 왕비의 위험은 곧 주변국 왕의 딸의 위험이 될 수 있고, 왕도 주변국 왕과 혈연관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라는 외형적 타이틀이 큰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유럽의 특수성은 유럽공동체를 이루어 화폐를 통합하고, 경제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마치 예전 로마제국처럼 말이다. 결국 유럽인들만의 끈끈한 정서적 유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서두에서 아돌프 히틀러의 꿈은 로마와 같은 제국을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로마제국을 이상국가로 삼았다고 한다. 물론 로마의 힘은 단순히 거대한 영토를 지배하는 제국의 이미지 보다는 유럽문명의 발상지라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런 면에서 영토확장에 촛점이 맞춰진 칭기스칸 제국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유럽문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로마제국을 파탄으로 이끈 이유를 저자는 기독교에서 찾고 있다. 4세기 중엽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하는 순간 다신교의 로마가 유일신만을 섬겨야 한다는 배타성이 스며들고 결국 1000년 동안 기독교 세계의 보호자로 역할을 했다고 전한다. 기독교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그리스식 선진 민주주의와 로마의 합리성과 관용이 실종되어 십자군 전쟁 등 역사에 존재 하지 말았어야 할 많은 부정적인 사건들이 발생했다고 한다. 십자군 전쟁은 종교의 이름으로 행한 증오의 표출이며, 마녀사냥은 이성을 잃은 집단의 광기가 유럽전역을 흔들어 놓았다는 점에서 엄청난 비극이다. 종교적 신념은 선한자도 악하게 만들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마녀사냥의 광기는 계속되어 개신교 미국의 매카시즘에도 이르게 된다고 설명한다. 의도가 어찌됐든 저자의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책 내용 곳곳에 묻어 있다. 물론 예수의 가르침과는 한참 거리가 먼 사건들은 기독교의 본령과는 결코 맞지 않는다. 기독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종교를 악용하는 사람들과,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힌 어리석인 민초들로 인함일 것이다. 유럽를 뒤흔든 중요한 사건中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사건은 프랑스 혁명이다. 레미제라블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프랑스 혁명은 민중들이 일으킨 아래로부터의 혁명으로, 왕정을 공화정으로 바꾼 사건이기에 피를 부르지 않았다는 명예혁명과는 차원이 다른 최초의 근대적인 혁명이라고 한다. 역사적 변화가 항상 우연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프랑스 혁명을 봐도 알 수 있다. 루이 16세가 스스로가 느낀 위협으로 인해 군사를 소집했는데, 민중은 그 군대가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는 것으로 오해해서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고 혁명으로 번졌다는 설명한다. 사실 역사적 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알 수는 없기에 역시 겉으로 드러난 일과 본질은 다를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역사는 이렇게 우연한 오해에 의해서 바뀌기도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오해가 때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도 약간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유럽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르네상스일 것이다. 15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르네상스는 신본주의 중세의 질곡에서 벗어나 인간중심으로 변화하는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기독교 사상의 붕괴와 인본주의의 성립은, 기독교의 독단적 가치관을 비판하고 인본주의의 자유, 평등 박애 등의 개념으로 치환하는데 핵심이 있었다는 설명은 상당히 유의미하다. 오랫동안 공고하게 자리잡은 기독교적 가치관이 붕괴되고 인간중심 사상이 발흥했다는 것은 역사가 얼마나 역동적임을 알 수 있게 한다. 한 시대 철정하게 믿었던 가치관이 변화하는 역사의 큰 흐름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저자는 히틀러에 대해서도 약간 다른 해석을 가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2차세계 대전을 일으킨 독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나치 독일의 실제 목표는 1차 세계대전 이전의 국토를 회복하고, 이후 유럽으로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였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실제 영국과 프랑스의 개입이 전쟁을 확산시켰다는 설명에서 저자의 새로운 해석이 흥미롭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유대인학살 등 독일이 전쟁에서 보여 주었던 야만적 행태는 결코 용납 받을 수 없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스 로마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역사를 저자 나름의 시각에서 접근했다. 기독교에 대한 날선 비판과, 크고 작은 혁명에 대한 다른 생각들은 책의 제목이 이야기 하듯 약간 삐딱한 세계사를 만났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기존의 상식을 깨는 저자의 독특한 역사 해석은 역사 지식을 얻는 즐거움과 함께 친근하게 다가온다. 과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로 돌아가야 하지만, 불가능하기에 역사학자의 다양한 시선과 생각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과거를 여행 할 수 있다. 진부한 여행이기보다는 새롭고 흥미로운 가슴 뛰는 여행말이다.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유럽편〉 / 원종우 / P512 / ＇12.3.3 출처 :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3-03-26 오전 10:36:50

원종우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유럽편〉 - 유럽역사에 대한 조금 새로운 시각

조회 :: 3777
추천 :: 33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작가 : 원종우
출판 : 역사의아침
발매 : 2012.12.14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유럽편〉

역사를 읽는 것은 즐거움이다. 역사는 기술하는 사람의 입맛과 시선에 따라 재해석되기에 그 즐거움의

깊이는 더하다. 게다가 우리가 볼 수 없는 역사의 다른 이면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유럽편〉은 유럽역사에 대한 저자의 독특한 시선이 담겨져 있다. 하여, 우리가 알지 못하는 유럽의 속살을 보여 주겠다는 저자의 의도가 이 책에 잘 반영되어 있는 듯 하다.

유럽은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동아시아 국가는 국가간 경계가 명확한 반면, 유럽은 오밀조밀 모여있고, 과거 중세시대 왕족들은 국가간 혼인을 통해 끈끈한 혈연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한 국가내부의 이해관계가 해당 국가의 이슈로만 자리하지 않고, 인근 국가에도 영향을 준다. 혁명이 일어나면 한 국가의 왕비의 위험은 곧 주변국 왕의 딸의 위험이 될 수 있고, 왕도 주변국 왕과 혈연관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라는 외형적 타이틀이 큰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유럽의 특수성은 유럽공동체를 이루어 화폐를 통합하고, 경제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마치 예전 로마제국처럼 말이다. 결국 유럽인들만의 끈끈한 정서적 유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서두에서 아돌프 히틀러의 꿈은 로마와 같은 제국을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로마제국을 이상국가로 삼았다고 한다. 물론 로마의 힘은 단순히 거대한 영토를 지배하는 제국의 이미지 보다는 유럽문명의 발상지라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런 면에서 영토확장에 촛점이 맞춰진 칭기스칸 제국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유럽문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로마제국을 파탄으로 이끈 이유를 저자는 기독교에서 찾고 있다. 4세기 중엽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하는 순간 다신교의 로마가 유일신만을 섬겨야 한다는 배타성이 스며들고 결국 1000년 동안 기독교 세계의 보호자로 역할을 했다고 전한다. 기독교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그리스식 선진 민주주의와 로마의 합리성과 관용이 실종되어 십자군 전쟁 등 역사에 존재 하지 말았어야 할 많은 부정적인 사건들이 발생했다고 한다.

십자군 전쟁은 종교의 이름으로 행한 증오의 표출이며, 마녀사냥은 이성을 잃은 집단의 광기가 유럽전역을 흔들어 놓았다는 점에서 엄청난 비극이다. 종교적 신념은 선한자도 악하게 만들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마녀사냥의 광기는 계속되어 개신교 미국의 매카시즘에도 이르게 된다고 설명한다.

의도가 어찌됐든 저자의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책 내용 곳곳에 묻어 있다. 물론 예수의 가르침과는 한참 거리가 먼 사건들은 기독교의 본령과는 결코 맞지 않는다. 기독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종교를 악용하는 사람들과,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힌 어리석인 민초들로 인함일 것이다.

유럽를 뒤흔든 중요한 사건中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사건은 프랑스 혁명이다. 레미제라블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프랑스 혁명은 민중들이 일으킨 아래로부터의 혁명으로, 왕정을 공화정으로 바꾼 사건이기에 피를 부르지 않았다는 명예혁명과는 차원이 다른 최초의 근대적인 혁명이라고 한다. 역사적 변화가 항상 우연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프랑스 혁명을 봐도 알 수 있다. 루이 16세가 스스로가 느낀 위협으로 인해 군사를 소집했는데, 민중은 그 군대가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는 것으로 오해해서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고 혁명으로 번졌다는 설명한다. 사실 역사적 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알 수는 없기에 역시 겉으로 드러난 일과 본질은 다를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역사는 이렇게 우연한 오해에 의해서 바뀌기도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오해가 때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도 약간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유럽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르네상스일 것이다. 15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르네상스는 신본주의 중세의 질곡에서 벗어나 인간중심으로 변화하는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기독교 사상의 붕괴와 인본주의의 성립은, 기독교의 독단적 가치관을 비판하고 인본주의의 자유, 평등 박애 등의 개념으로 치환하는데 핵심이 있었다는 설명은 상당히 유의미하다. 오랫동안 공고하게 자리잡은 기독교적 가치관이 붕괴되고 인간중심 사상이 발흥했다는 것은 역사가 얼마나 역동적임을 알 수 있게 한다. 한 시대 철정하게 믿었던 가치관이 변화하는 역사의 큰 흐름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저자는 히틀러에 대해서도 약간 다른 해석을 가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2차세계 대전을

일으킨 독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나치 독일의 실제 목표는 1차 세계대전 이전의

국토를 회복하고, 이후 유럽으로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였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실제 영국과 프랑스의 개입이 전쟁을 확산시켰다는 설명에서 저자의 새로운 해석이 흥미롭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유대인학살 등 독일이 전쟁에서 보여 주었던 야만적 행태는 결코 용납 받을 수 없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스 로마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역사를 저자 나름의 시각에서 접근했다. 기독교에 대한 날선 비판과, 크고 작은 혁명에 대한 다른 생각들은 책의 제목이 이야기 하듯 약간 삐딱한 세계사를 만났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기존의 상식을 깨는 저자의 독특한 역사 해석은 역사 지식을 얻는 즐거움과 함께 친근하게 다가온다. 과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로 돌아가야 하지만, 불가능하기에 역사학자의 다양한 시선과 생각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과거를 여행 할 수 있다. 진부한 여행이기보다는 새롭고 흥미로운 가슴 뛰는 여행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