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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한 달, 되돌아보는 ‘아이폰5’
조회 : 549 추천 : 9
fjrigjwwe9r1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아이폰5가 나온지 한 달이 막 넘었다. 이제 와서 왠 아이폰5 이야기냐고 할 수도 있겠다. 새 아이폰을 뜯으면서부터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는데 사양을 늘어놓는 것 외에 특별히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 지 망설여졌다. 처음에는 출시 직후 홍콩에서 가져와 이야기했던 프리뷰나 동영상 외에 크게 다른 걸 이야기할 수 없었다. 한 달을 돌아보니 이야깃거리가 좀 있다. 우습지만 ‘전화 잘 들리는 스마트폰’ 먼저 통화 품질이 부쩍 개선됐다. 아이폰4의 안테나게이트부터 이유없이 끊어지는 통화 품질 불만이 이어졌던 것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플랫폼 이용자들끼리 갈등이 심해지면서 ‘통화가 안되는 스마트폰’이라고 비꼬는 이야기는 단골메뉴였다. 하지만 간혹 벌어지는 통화 단절이 업무에 곤란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여전히 아이폰5에서도 통화 실패가 뜬다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한 달간 쓰는 동안 통화 밀집지역이나 이동중에도 통화 실패를 겪지 않았다. 주변이나 커뮤니티의 반응도 나아졌다는 쪽이다. 스마트폰에서 전화가 잘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지만, 가장 애를 먹이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 외에도 전화 통화가 개선된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폰5에 가장 놀라고 있는 기능은 ‘소음제거’다. 노이즈캔슬링이라고도 부르는 기능인데, 주변 소음을 차단해주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들리는 목소리도 좋아졌다고 하는데, 일단 쓰는 사람이 느낄 수 있게 된 것이 더 와 닿는다. 노이즈캔슬링은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가 통화를 방해하는 것을 막는 기술이다. 주변에서 나는 소음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같은 음파를 역으로 섞어 보내면 그 소리를 지울 수 있다. 아이폰에는 마이크가 3개 달려 있다. 아래에 음성통화를 위한 기본 마이크가 있고 위쪽 수화기 안에도 마이크가 숨어 있다. 이것은 페이스타임을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뒤쪽 카메라와 플래시 사이에 하나 더 있다. 이 마이크는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을 때 쓰는 것이기도 하지만 통화시에도 항상 작동한다. 이 소음제거 기능이 수화기를 통해서도 작동한다. 기차역이나 시장처럼 주변이 시끄러워지면 이를 알아채고 노이즈캔슬링을 작동한다. 주변 소음을 지우는 음파를 수화기에 섞어서 보낸다. 귀가 멍~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목소리만 딱 들린다. 조용한 곳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노이즈캔슬링은 소니의 고급 헤드폰 등에서 이미 써 온 기능이지만 통화에 자유롭게 적용되는 것이 좋다. 송화기에 대고 이야기할 때도 아래쪽 마이크는 목소리를 받아들이고 뒤쪽 스피커가 주변 소음을 받아들여 잡음을 지운 뒤 상대방에게 전송한다. 음질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상황에 따라 유선전화보다 더 듣기 좋다는 반응도 있었다.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인터뷰를 했을 때 준비 도중에 인터넷전화와 아이폰5를 번갈아 테스트했는데 혹시라도 중간에 끊어질 지 모르는 휴대전화 특성을 알면서도 더 잘 들린다는 이유로 아이폰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 이야기하기 새삼스럽지만, 전화 기능이 충실해졌다는 건 여러 모로 느끼는 바다. 배터리, 라이트닝 단자의 갈등 아이폰의 배터리는 늘 논란이 된다. 아이폰을 쓰지 않는 사람들은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어서 불편하다고 단정짓고,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은 배터리 때문에 불편하진 않다고 맞받아친다. 둘 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배터리를 다 썼을 때는 갈아끼우는 것이 가장 편할 것이다. LTE를 쓰면 배터리 이용 시간이 빨리 줄어든다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이다. LTE 모뎀이 쓰는 대기 전력이 만만치 않을 수 있겠다. 충전은 매우 빠르다. PC에 30분만 꽂아도 몇 시간은 쓸 수 있다. 1시간이면 60% 넘게 채워진다. 1분에 1%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높은 전류를 내는 보조배터리팩에 꽂으면 더 빠르다. 그렇다고 아이폰에 배터리를 교체한다거나 무거움을 감수하고 더 큰 배터리를 넣으면 인기가 높아질까. 아이폰5와 최근 나오는 아이팟에 들어간 새 이어폰 ‘이어팟’은 꽤 마음에 든다. 처음보는 디자인의 이 이어폰은 인이어도, 그렇다고 오픈형도 아니다. 어떤 형태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소리만 좋으면 된다. 소리에 대한 호불호는 있겠지만 현재 국내에서 살 수 있는 스마트폰의 번들 이어폰 중에는 가장 좋은 소리를 낸다. 공기가 잘 흐를 수 있도록 뚫어 놓은 3개의 구멍이 중음역과 저음역을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이어팟은 귀에 오래 끼우고 있어도 귀가 아프지 않다. 애플은 700명의 귀 모양을 본따 이 모양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귓구멍이 크든 작든 귀에 꽂는 데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귀에 잘 맞으니 소리 손실도 없다. 웬만큼 소리를 올려도 주변으로 소리가 퍼져나가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걸을 때 빠지는 건 좀 거슬린다. 얇고 앞 뒤 구분이 없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바라보는 시각은 복잡하다. 그 자체는 매우 만족스럽다. 기존의 30핀 커넥터가 2001년부터 12년가량 썼으니 지금쯤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애플이 이야기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앞뒤 구분을 하지 않고, 케이블 커넥터 자체의 크기도 줄인다. ‘적응형 인터페이스’라고 부르는데, 어떤 모양의 커넥터로도 변환할 수 있고 USB 외 다른 인터페이스가 나와도 연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케이블 커넥터를 바꾼 뒤 아이폰5 아랫면의 변화를 보면 더 그렇다. 스피커 크기를 더 키울 수 있게 됐고 이어폰 단자도 아래로 내릴 수 있게 됐다. 아이팟을 10년 가까이 써 온 입장에서는 액세서리들이 아깝게 됐다. 어댑터를 이용하면 기존의 독 스피커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높이가 껑충 올라오게 된다.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독 스피커는 뒤를 받쳐주는 부분이 짧아서 어댑터를 끼워도 쓸 수 없다. 독에는 아이팟을 꽂아두고 아이폰5는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쓰고 있다. 쓰려고 하면 못 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 세대에는 변환잭을 함께 주었다면 어땠을까. 아이폰4S에서 바꿀까? 아이폰4S는 여전히 쓸만한 스마트폰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최근까지도 아이폰3GS에 별 불만 없이 쓰는 이들도 많다. 숫자만 놓고 보자면 아이폰5는 아이폰4S 이용자들에게 큰 갈등을 안길 제품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직접 만져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가볍고 얇아서 손에 쥐는 느낌이 좋다. 그저 손 안에서 허용할 수 있는 한계치라는 느낌이다. 화면이 작아서 더 큰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면 아이폰 외에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 반대로 현재 작고 얇은 스마트폰에 대한 선택권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고민하게 되는 부분은 두 세대 제품이 화면 크기 외에 다른 경험에서는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아이폰5에서 되는데 아이폰4S에서 안 되는 것은 별로 없다. 노이즈캔슬링이나 카메라, LTE는 써보기 전까지는 크게 와닿는 기능이 아니다. 얇고 가벼워진 폭이나 화면이 길어지면서 보이는 정보량이 늘어난 것 역시 직접 구입해서 단 며칠이라도 써보기 전까지는 와닿지 않는다. 갤럭시노트같은 대형 스마트폰에 비하면 여전히 ‘한없이 작기만 한 화면’일 뿐이다. 매년 나오는 ‘새 아이폰에 기대한 만큼의 혁신은 없다’는 반응을 돌이켜보자. 이런 이야기, 충분히 나올 만하다. 가장 큰 이유는 운영체제 때문일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운영체제를 함께 만든다. 그리고 대부분의 제품에 지나치다 싶을 만큼 오랫동안 업그레이드를 해 준다. 2009년 나온 아이폰3GS는 곧 발표될 iOS6.1도 올라간다. 지난해까지 현역으로 팔았던 제품이니 iOS7까지 올려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생각이 마냥 바람은 아니다. iOS6도 아이폰5만의 것이 아니다. 하드웨어는 사실상 껍데기일 뿐, 기능들은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로 돌아간다. 애플은 아이폰5와 함께 iOS6을 공개하면서 거의 모든 기능을 아이폰4S에 붙여 주었다. 이 하드웨어는 아직 모든 기능을 처리할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애플에게는 새 폰도 중요하지만 생태계가 더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두 제품의 차이가 처리 속도, 그리고 화면 크기 정도라고 한정짓는 목소리가 그리 틀린 것만은 아니다. 그럼 반대로 애플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기존 하드웨어에 대한 업데이트를 신속히 정리하거나 세대별 제품마다 아주 큰 차별을 두면 신형 아이폰에 대한 만족도가 더 커질까? 더욱이 OS가 먼저 깔리고 새 하드웨어가 나중에 들어오는 한국시장에서는 ‘혁신이 없다’는 논리가 더더욱 잘 먹힌다. ‘이미 새 OS로 다 해 본 기능인데…’라는 반응일 게다. 사람들은 매년 스마트폰을 바꿔야 할 이유도 없고 새 하드웨어, 새 OS가 송두리째 바뀌는 것을 원하지도 않는다. 윈도우8의 그야 말로 기본부터 새로 닦겠다는 ‘혁신적인 변화’를 접하고 있는 현재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더욱 그렇다. 스마트폰 하나 사는 데 OS에 제조사만 바라보고 종속될 필요는 없다. 혁신이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해 환경을 뒤집어놓을 이유는 없다. 혁신이라는 것은 바탕이 없던 시절에나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OS는 이용자가 하려는 것을 잘 되도록 만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카카오톡이 잘 되고, 인터넷이 잘 뜨고, 애니팡이 잘 되면 된다. 애플에 기대했던 것은 더 편한 OS를 더 나은 하드웨어에 담는 것이 아니었나. 그리고 우리에게는 애플 외에도 많은 선택지가 있다. 아이폰5는 그저 그 중 하나의 보기일 뿐이다. 벌써부터 소문이 떠도는 다음 아이폰에 대한 확실한 힌트를 하나 던지겠다. ‘혁신은 없다.’
작성자 : 전문기자 (dudtm00) 날짜 : 2013-01-16 오전 9:38:55

출시 한 달, 되돌아보는 ‘아이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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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가 나온지 한 달이 막 넘었다. 이제 와서 왠 아이폰5 이야기냐고 할 수도 있겠다. 새 아이폰을 뜯으면서부터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는데 사양을 늘어놓는 것 외에 특별히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 지 망설여졌다. 처음에는 출시 직후 홍콩에서 가져와 이야기했던 프리뷰나 동영상 외에 크게 다른 걸 이야기할 수 없었다. 한 달을 돌아보니 이야깃거리가 좀 있다.

우습지만 ‘전화 잘 들리는 스마트폰’

먼저 통화 품질이 부쩍 개선됐다. 아이폰4의 안테나게이트부터 이유없이 끊어지는 통화 품질 불만이 이어졌던 것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플랫폼 이용자들끼리 갈등이 심해지면서 ‘통화가 안되는 스마트폰’이라고 비꼬는 이야기는 단골메뉴였다. 하지만 간혹 벌어지는 통화 단절이 업무에 곤란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여전히 아이폰5에서도 통화 실패가 뜬다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한 달간 쓰는 동안 통화 밀집지역이나 이동중에도 통화 실패를 겪지 않았다. 주변이나 커뮤니티의 반응도 나아졌다는 쪽이다. 스마트폰에서 전화가 잘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지만, 가장 애를 먹이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 외에도 전화 통화가 개선된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폰5에 가장 놀라고 있는 기능은 ‘소음제거’다. 노이즈캔슬링이라고도 부르는 기능인데, 주변 소음을 차단해주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들리는 목소리도 좋아졌다고 하는데, 일단 쓰는 사람이 느낄 수 있게 된 것이 더 와 닿는다.

노이즈캔슬링은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가 통화를 방해하는 것을 막는 기술이다. 주변에서 나는 소음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같은 음파를 역으로 섞어 보내면 그 소리를 지울 수 있다. 아이폰에는 마이크가 3개 달려 있다. 아래에 음성통화를 위한 기본 마이크가 있고 위쪽 수화기 안에도 마이크가 숨어 있다. 이것은 페이스타임을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뒤쪽 카메라와 플래시 사이에 하나 더 있다. 이 마이크는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을 때 쓰는 것이기도 하지만 통화시에도 항상 작동한다.
이 소음제거 기능이 수화기를 통해서도 작동한다. 기차역이나 시장처럼 주변이 시끄러워지면 이를 알아채고 노이즈캔슬링을 작동한다. 주변 소음을 지우는 음파를 수화기에 섞어서 보낸다. 귀가 멍~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목소리만 딱 들린다. 조용한 곳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노이즈캔슬링은 소니의 고급 헤드폰 등에서 이미 써 온 기능이지만 통화에 자유롭게 적용되는 것이 좋다.

송화기에 대고 이야기할 때도 아래쪽 마이크는 목소리를 받아들이고 뒤쪽 스피커가 주변 소음을 받아들여 잡음을 지운 뒤 상대방에게 전송한다. 음질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상황에 따라 유선전화보다 더 듣기 좋다는 반응도 있었다.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인터뷰를 했을 때 준비 도중에 인터넷전화와 아이폰5를 번갈아 테스트했는데 혹시라도 중간에 끊어질 지 모르는 휴대전화 특성을 알면서도 더 잘 들린다는 이유로 아이폰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 이야기하기 새삼스럽지만, 전화 기능이 충실해졌다는 건 여러 모로 느끼는 바다.

배터리, 라이트닝 단자의 갈등

아이폰의 배터리는 늘 논란이 된다. 아이폰을 쓰지 않는 사람들은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어서 불편하다고 단정짓고,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은 배터리 때문에 불편하진 않다고 맞받아친다. 둘 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배터리를 다 썼을 때는 갈아끼우는 것이 가장 편할 것이다.

LTE를 쓰면 배터리 이용 시간이 빨리 줄어든다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이다. LTE 모뎀이 쓰는 대기 전력이 만만치 않을 수 있겠다.

충전은 매우 빠르다. PC에 30분만 꽂아도 몇 시간은 쓸 수 있다. 1시간이면 60% 넘게 채워진다. 1분에 1%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높은 전류를 내는 보조배터리팩에 꽂으면 더 빠르다. 그렇다고 아이폰에 배터리를 교체한다거나 무거움을 감수하고 더 큰 배터리를 넣으면 인기가 높아질까.
아이폰5와 최근 나오는 아이팟에 들어간 새 이어폰 ‘이어팟’은 꽤 마음에 든다. 처음보는 디자인의 이 이어폰은 인이어도, 그렇다고 오픈형도 아니다. 어떤 형태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소리만 좋으면 된다. 소리에 대한 호불호는 있겠지만 현재 국내에서 살 수 있는 스마트폰의 번들 이어폰 중에는 가장 좋은 소리를 낸다. 공기가 잘 흐를 수 있도록 뚫어 놓은 3개의 구멍이 중음역과 저음역을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이어팟은 귀에 오래 끼우고 있어도 귀가 아프지 않다. 애플은 700명의 귀 모양을 본따 이 모양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귓구멍이 크든 작든 귀에 꽂는 데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귀에 잘 맞으니 소리 손실도 없다. 웬만큼 소리를 올려도 주변으로 소리가 퍼져나가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걸을 때 빠지는 건 좀 거슬린다.
얇고 앞 뒤 구분이 없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바라보는 시각은 복잡하다. 그 자체는 매우 만족스럽다. 기존의 30핀 커넥터가 2001년부터 12년가량 썼으니 지금쯤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애플이 이야기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앞뒤 구분을 하지 않고, 케이블 커넥터 자체의 크기도 줄인다. ‘적응형 인터페이스’라고 부르는데, 어떤 모양의 커넥터로도 변환할 수 있고 USB 외 다른 인터페이스가 나와도 연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케이블 커넥터를 바꾼 뒤 아이폰5 아랫면의 변화를 보면 더 그렇다. 스피커 크기를 더 키울 수 있게 됐고 이어폰 단자도 아래로 내릴 수 있게 됐다.

아이팟을 10년 가까이 써 온 입장에서는 액세서리들이 아깝게 됐다. 어댑터를 이용하면 기존의 독 스피커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높이가 껑충 올라오게 된다.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독 스피커는 뒤를 받쳐주는 부분이 짧아서 어댑터를 끼워도 쓸 수 없다. 독에는 아이팟을 꽂아두고 아이폰5는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쓰고 있다. 쓰려고 하면 못 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 세대에는 변환잭을 함께 주었다면 어땠을까.

아이폰4S에서 바꿀까?

아이폰4S는 여전히 쓸만한 스마트폰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최근까지도 아이폰3GS에 별 불만 없이 쓰는 이들도 많다. 숫자만 놓고 보자면 아이폰5는 아이폰4S 이용자들에게 큰 갈등을 안길 제품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직접 만져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가볍고 얇아서 손에 쥐는 느낌이 좋다. 그저 손 안에서 허용할 수 있는 한계치라는 느낌이다. 화면이 작아서 더 큰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면 아이폰 외에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 반대로 현재 작고 얇은 스마트폰에 대한 선택권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고민하게 되는 부분은 두 세대 제품이 화면 크기 외에 다른 경험에서는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아이폰5에서 되는데 아이폰4S에서 안 되는 것은 별로 없다. 노이즈캔슬링이나 카메라, LTE는 써보기 전까지는 크게 와닿는 기능이 아니다. 얇고 가벼워진 폭이나 화면이 길어지면서 보이는 정보량이 늘어난 것 역시 직접 구입해서 단 며칠이라도 써보기 전까지는 와닿지 않는다. 갤럭시노트같은 대형 스마트폰에 비하면 여전히 ‘한없이 작기만 한 화면’일 뿐이다.
매년 나오는 ‘새 아이폰에 기대한 만큼의 혁신은 없다’는 반응을 돌이켜보자. 이런 이야기, 충분히 나올 만하다. 가장 큰 이유는 운영체제 때문일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운영체제를 함께 만든다. 그리고 대부분의 제품에 지나치다 싶을 만큼 오랫동안 업그레이드를 해 준다. 2009년 나온 아이폰3GS는 곧 발표될 iOS6.1도 올라간다. 지난해까지 현역으로 팔았던 제품이니 iOS7까지 올려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생각이 마냥 바람은 아니다.

iOS6도 아이폰5만의 것이 아니다. 하드웨어는 사실상 껍데기일 뿐, 기능들은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로 돌아간다. 애플은 아이폰5와 함께 iOS6을 공개하면서 거의 모든 기능을 아이폰4S에 붙여 주었다. 이 하드웨어는 아직 모든 기능을 처리할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애플에게는 새 폰도 중요하지만 생태계가 더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두 제품의 차이가 처리 속도, 그리고 화면 크기 정도라고 한정짓는 목소리가 그리 틀린 것만은 아니다.

그럼 반대로 애플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기존 하드웨어에 대한 업데이트를 신속히 정리하거나 세대별 제품마다 아주 큰 차별을 두면 신형 아이폰에 대한 만족도가 더 커질까? 더욱이 OS가 먼저 깔리고 새 하드웨어가 나중에 들어오는 한국시장에서는 ‘혁신이 없다’는 논리가 더더욱 잘 먹힌다. ‘이미 새 OS로 다 해 본 기능인데…’라는 반응일 게다. 사람들은 매년 스마트폰을 바꿔야 할 이유도 없고 새 하드웨어, 새 OS가 송두리째 바뀌는 것을 원하지도 않는다. 윈도우8의 그야 말로 기본부터 새로 닦겠다는 ‘혁신적인 변화’를 접하고 있는 현재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더욱 그렇다.
스마트폰 하나 사는 데 OS에 제조사만 바라보고 종속될 필요는 없다. 혁신이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해 환경을 뒤집어놓을 이유는 없다. 혁신이라는 것은 바탕이 없던 시절에나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OS는 이용자가 하려는 것을 잘 되도록 만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카카오톡이 잘 되고, 인터넷이 잘 뜨고, 애니팡이 잘 되면 된다.

애플에 기대했던 것은 더 편한 OS를 더 나은 하드웨어에 담는 것이 아니었나. 그리고 우리에게는 애플 외에도 많은 선택지가 있다. 아이폰5는 그저 그 중 하나의 보기일 뿐이다. 벌써부터 소문이 떠도는 다음 아이폰에 대한 확실한 힌트를 하나 던지겠다. ‘혁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