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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식 〈헌법의 풍경〉 - 3류 법학자의 1류 법이야기
조회 : 1152 추천 : 36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작가 : 김두식 출판 : 교양인 발매 : 2011.12.26 헌법의 풍경 국가의 존재 이유와 법이 사회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제기해왔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개인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지만 모두가 동일하게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가진다. 다만 이 명제에 대한 해석이 다를 뿐이다. 보호해야할 대상이 되는 국민을 보는데 있어서 시각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법은 과연 어떠한가? 법앞에 모두가 평등한가? 법적용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국가에 대한 질문보다는 답하기가 쉽다. 더구나 우리의 실생활에서 늘 경험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헌법의 풍경〉 스스로 3류 법학자라고 이야기하는 김두식 교수의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지극히 균형적인 시각에서 답을 내린다. 물론 정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수긍이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입법화된 법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법은 해석의 절차를 거친다. 법이 적용됨에 있어서 유권해석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정답이 있을 수 없다. 때문에 동일한 사안에 대해 재판관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그래서 중요한 건 법관들이 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왜 이 법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자신들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법조항이 만들어진 철학을 발견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예를 들어 음란성 판정기준에 있어서 노출 범위의 허용을 젖꼭지 까지는 되고, 헤어누드는 안된다는 것이 일반화된 기준이다.(물론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닌 제작자, 감독의 심리적 경계) 하지만 예술성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를 특정 기준으로 무우 자르듯 음란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우수운 일이다. 따라서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특정 행위가 필요한지가 판단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의 집행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 동안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은 공정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에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다. 유전무죄와 무전유죄라는 말을 국민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사실 자체로 현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말해준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국민에게 봉사하고 섬긴다는 마음을 갖지 않고, 스스로를 권력자로 생각하며 국민위에 군림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아울러 현행 법조계 내부를 지배하는 세 가지 논리가 존재한다고 한다. 제 1의 논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판검사 임용을 받으라는 것이고 제 2의 논리는 좋은 일(인권변호 등)은 나중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 3의 논리이자 법조계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기준은 ‘쓸데없이 튀지 말라’는 것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이 세 가지 논리는 법조계 내부에서 출세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법조계 현실이 이렇다면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단지 구호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사법시스템에 의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 당하고 심지어는 생명까지 잃은 일들이 얼마나 많았나? 굳이 사례를 언급하지 않아도 역사가 잘 말해주고 있고 최근에 과거 잘못된 판결들이 판사들의 양심고백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저자는 헌법의 정신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설명한다. 결코 침해 되어서는 안되는 기본적 인권을 이야기 하며, 조금 이상해 보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임에도 불구하고’ 인정해야한다는 것. 예를 들면 특정 종교가 이단성을 가지고 있고 이상한 행동양태로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헌법에서 보장한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73년 김해여고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한 학생들이 낸 소송에서 국가는 학교의 손을 들어주었다. 판결의 요지는 종교의 자유도 학칙 범위내에서 인정된다는 것이다. 사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헌법상의 의무라고 볼 근거가 없다.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한 판결이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법률가로서 부끄러워 해야하지 않을까? 저자는 개인을 방어할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바로 진술거부권을 알려줌으로써 개인이 자신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제대로 알아 위법적인 경찰과 검찰의 행동에 대해 대응할 것을 알려준다. 헌법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권력을 남용하고, 정치적 상황과 논리를 법에 반영하는 것은 국가를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법 앞에 모든사람이 평등하다고 했다. 법이 약자 중심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아니라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副든 권력이든 가진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일반인이 어려워 할 수 있는 법과 철학의 문제를 이 책 〈헌법의 풍경〉을 통해 알기 쉽게 풀어났다. 그리고 저자가 바라보는 법의 시각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을 3류 법학자라 칭했지만, 굳이 등급을 줘야 한다면 나는 그에게 1류 법학자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김두식 〈헌법의 풍경〉 / p350 / ＇12.5.29 - 출처 : by East-hill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2-08-02 오후 1:37:02

김두식 〈헌법의 풍경〉 - 3류 법학자의 1류 법이야기

조회 :: 1152
추천 :: 36

작가 : 김두식
출판 : 교양인
발매 : 2011.12.26

헌법의 풍경

국가의 존재 이유와 법이 사회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제기해왔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개인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지만 모두가 동일하게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가진다. 다만 이 명제에 대한 해석이 다를 뿐이다. 보호해야할 대상이 되는 국민을 보는데 있어서 시각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법은 과연 어떠한가? 법앞에 모두가 평등한가? 법적용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국가에 대한 질문보다는 답하기가 쉽다. 더구나 우리의 실생활에서 늘 경험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헌법의 풍경〉 스스로 3류 법학자라고 이야기하는 김두식 교수의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지극히 균형적인 시각에서 답을 내린다. 물론 정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수긍이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입법화된 법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법은 해석의 절차를 거친다. 법이 적용됨에 있어서 유권해석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정답이 있을 수 없다. 때문에 동일한 사안에 대해 재판관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그래서 중요한 건 법관들이 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왜 이 법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자신들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법조항이 만들어진 철학을 발견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예를 들어 음란성 판정기준에 있어서 노출 범위의 허용을 젖꼭지 까지는 되고, 헤어누드는 안된다는 것이 일반화된 기준이다.(물론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닌 제작자, 감독의 심리적 경계) 하지만 예술성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를 특정 기준으로 무우 자르듯 음란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우수운 일이다. 따라서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특정 행위가 필요한지가 판단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의 집행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 동안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은 공정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에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다. 유전무죄와 무전유죄라는 말을 국민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사실 자체로 현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말해준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국민에게 봉사하고 섬긴다는 마음을 갖지 않고, 스스로를 권력자로 생각하며 국민위에 군림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아울러 현행 법조계 내부를 지배하는 세 가지 논리가 존재한다고 한다. 제 1의 논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판검사 임용을 받으라는 것이고 제 2의 논리는 좋은 일(인권변호 등)은 나중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 3의 논리이자 법조계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기준은 ‘쓸데없이 튀지 말라’는 것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이 세 가지 논리는 법조계 내부에서 출세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법조계 현실이 이렇다면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단지 구호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사법시스템에 의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 당하고 심지어는 생명까지 잃은 일들이 얼마나 많았나? 굳이 사례를 언급하지 않아도 역사가 잘 말해주고 있고 최근에 과거 잘못된 판결들이 판사들의 양심고백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저자는 헌법의 정신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설명한다. 결코 침해 되어서는 안되는 기본적 인권을 이야기 하며, 조금 이상해 보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임에도 불구하고’ 인정해야한다는 것. 예를 들면 특정 종교가 이단성을 가지고 있고 이상한 행동양태로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헌법에서 보장한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73년 김해여고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한 학생들이 낸 소송에서 국가는 학교의 손을 들어주었다. 판결의 요지는 종교의 자유도 학칙 범위내에서 인정된다는 것이다. 사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헌법상의 의무라고 볼 근거가 없다.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한 판결이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법률가로서 부끄러워 해야하지 않을까? 저자는 개인을 방어할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바로 진술거부권을 알려줌으로써 개인이 자신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제대로 알아 위법적인 경찰과 검찰의 행동에 대해 대응할 것을 알려준다.

헌법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권력을 남용하고, 정치적 상황과 논리를 법에 반영하는 것은 국가를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법 앞에 모든사람이 평등하다고 했다. 법이 약자 중심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아니라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副든 권력이든 가진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일반인이 어려워 할 수 있는 법과 철학의 문제를 이 책 〈헌법의 풍경〉을 통해 알기 쉽게 풀어났다. 그리고 저자가 바라보는 법의 시각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을 3류 법학자라 칭했지만, 굳이 등급을 줘야 한다면 나는 그에게 1류 법학자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김두식 〈헌법의 풍경〉 / p350 / ＇12.5.29 - 출처 : by East-h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