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식 〈욕망해도 괜찮아〉 - 나의 맨얼굴을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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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김두식 출판 : 창비 발매 : 2012.05.18 ;) 욕망해도 괜찮아 김두식 작가를 알게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책 〈욕망해도 괜찮아〉 을 읽어 가면서 공감과 함께 나를 돌아보았다.시중에 많은 책들이 있지만 독자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맨얼굴로 자신을 직면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책들은 많지 않은것 같다. 하지만 김두식의 ＇욕망해도 괜찮아＇는 읽는 내내 나로 하여금 내 민낯을 보게했다. 책의 제목이 이야기 하듯 저자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내용을 자신의 삶의 경험을 통해 풀어냈다. 인간은 모두가 욕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들의 욕망을 숨긴다. 욕망을 숨기게 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존재하는 ＇규범＇과 ＇체면＇ 이라고 한다. 이러한 규범은 우리의 욕망을 철저히 통제하고 욕망을 고백할 출구를 막아버린다. 저자는 글을 써서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과 그 반대의 욕망이 같이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의 욕망은 자신이 글을 써서 유명해 지고 싶은 욕망을 타자가 알지 못하기를 바란다는 욕망으로 결론지었다. 내가 욕망하는 것을 타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기를 바라는 욕망. 중산층이나 지식인들은 규범(戒)에 길들여져 있어 욕망(色)을 발현 시키지 않고 내면에서 삭힌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그 욕망은 성숙한 방법(?)으로 드러나게 된다. 모임에서 자신의 재력을 은근히 자랑한다거나, 성공담을 꺼내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누군가가 유사한 주제의 화두를 던지기를 기대하고, 자신이 먼저 꺼낸 화제가 아니라 이야기의 맥락에서 자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 자기자랑의 욕망을 드러내는 중산층의 모습이다. 저자는 자신이 기독교 중산층 가정에서 어렵지 않게 성장하였고, 공부도 잘해서 인생의 클 굴곡과 부침을 경험하지 않은 소위 바른생활 사나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다양한 욕망들을 규범이라는 틀안에서 철저히 통제했다고 고백한다. 사실 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규범이라는 틀안에서 나를 통제하고 욕망을 가리고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활동을 나의 부족한 지식을 보완하고, 교양을 쌓는다는 작은 욕망으로 고백하고 있지만, 실제는 책을 읽는 고상한 리더로 보이고 싶은 욕망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다. 결국 나의 진짜욕망은 숨기고 가짜 욕망을 내앞에 내세웠던 것이다.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욕망중에 학벌에 대한 부분이 있다. 학벌 지상주의는 유명인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했다.장미희, 최수종, 강석 등 많은 연예인들은 학벌이라는 덫에 걸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언론은 이러한 연예인들을 사냥하고,사냥의 결과물들을 가지고 희열을 느낀다. 신정아 사건도 이러한 학벌지상주의가 낳은 괴물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사건에 등장한 변양균이라는 인물이 통제된 욕망의 희생자라고 한다. 바른생활 사나이들은 자신의 욕망을 철저히 통제하고 어느 순간 그 욕망이 나이가 들어 결국은 이상한 모습으로 발현된다고 한다. 마치 ＇지랄 총량 보전의 법칙＇ 처럼 어릴적 분출되지 않은 욕망은 나이가 들어 결국 분출 될 수 밖에 없다는 식의 그런.... 저자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를 털어놨다. 저자가 책을 많이 쓰다보니 어머니가 어머니 친구들에게 책을 나누어 주는 문제로 다툰다고 했다.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자랑하고 싶어하고, 저자는 그런 어머니가 탐탁치 않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 역시 자신의 자녀가 공부를 잘하면 모임에서 표내지 않고 자식 자랑을 하고 싶은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욕망은 뿌리는 어쩔수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팔십이 넘은 어머니가 암에 걸려 수술후 병실 사용과 관련하여 병문안 온 지인들을 볼 체면 때문에 1인실을 사용하고 싶어 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중상층 문화가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개혁하지 못하고 너무 개인의 규범을 강조하는 비판적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 저자의 말은 수긍이 가게 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욕망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상류층이라고도 볼 수 있는 저자가 이렇게 맨얼굴을 보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가치가 있어 보인다. 저자가 이야기한 욕망은 사실 상류층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해당된다. 다만 발현되는 모습이나 색깔이 다를 뿐이다. 속칭 배웠다는 먹물들은 자신의 욕망을 고상하게 포장하고 규범으로 통제한다.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욕망을 어떤 식으로든 발현 시킨다. 그 무리에 나 또한 속해 있을지 모른다. 시인 김수영이 생각난다. 그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보이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했던 자유주의자 김수영. 맨얼굴, 민낯을 스스럼없이 보이는 자존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김두식 / 욕망해도 괜찮아 / p310 ＇12.5.27 - 출처 by Eas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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