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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 가볍지만 무거운 대한민국 이야기
조회 : 1092 추천 : 39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싶다? 일단 책의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표지모델도 특이하다. 저자는 적어도 지금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었나 보다.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불로그 이웃을 통해 알게된 이 책은 KBS 기자인 저자가 겪은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편으로 저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땅한 해결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우울해진다. KBS 뉴스화면을 통해 만났던 박에스더 기자. 저자는 기자생활속에서 보고 느낀 조직내 불합리적 요소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유교문화에서 이어져온 장유유서와 위계질서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지는 상급자의 폭력에 대해 말문을 연다. 논리가 어떻든 상급자의 생각이 가장 우선하는 조직내의 불합리, 옳고 그름을 판단할 겨를도 없이 나이 많은 연장자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 조직내 기류 (언론사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의 기업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며 일반기업이 더 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에 대해 불만을 터트렸다. 한 마디로 말하면 상명하복과 상하 위계질서가 조직내 흐르는 일반적인 문화이며 이는 군사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토로한다. 군사문화와 유교문화의 오묘한 만남이 만들어낸 후진적 문화는 조직과 사회의 발전을 방해한다. 장유유서는 예의라는 겁데기로 포장되어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했던 여기자에게 소위 ＇싸가지 없는 여자＇라는 굴레를 씌웠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내용보다 형식이 지배하고, 나이듦이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 승화되지 않고 아랫사람 픽박하는 도구로 사용되어 지는 현실이다. 사실 나도 나이가 들어가고, 직급이 올라가다 보니 ＇꼰대＇가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아니라고 부정해도, 아랫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각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다분히 ＇꼰대＇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우울해진다.) 저자는 한국사회에 흐르는 극심한 경쟁에 대해서도 꼬집는다. 댜양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사회가 만들어낸 유일한 표준(Standard)에 매몰되어, 그 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마치 도태되는 사회적 시각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초,중,고를 마치고 반드시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그것도 가급적 명문대를 나와 ＇사＇자로 끝나는 직업을 얻던지 대기업에 취직하던지... 이렇게 정해진 단일 표준으로 학생들을 묶어 놓았단다. 자신이 원하고 즐기는 삶이 아니라 부모와 사회가 좋다고 정의해 놓은 삶을 살아야하는 한국의 아이들이 애처롭다고 했다. 어디 비단 아이들 뿐이겠는가? 우리도 공장에서 개성없이 찍어내어 가게 진열대에 놓여진 상품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변호사를 하다가도 목공일이 좋아 목수가 된다해도 하나도 이상할게 없는 나라, 제빵학교를 나와 한국 최고의 제빵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존중해줄 수 있는 나라, 한국이 바로 그런 나라이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국사회를 논할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무리 문화＇이다. 우리가 남이가? 우리가 남이여? 지역과 상관없이 우리라는 단어는 경상도 전라도 할 것없이 즐겨쓰는 단어란다. 이러한 무리 문화는 폐쇄성을 가져온다. ＇우리＇의 범주에 들어오지 않는 타인들은 소외되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에는 가장 막강한 ＇우리조직＇이 있다. 호남 향우회, 해병전우회,고대 동우회. 이 3대 단체는 막강한 결속력을 자랑한다. 유치하기 짝이 없다.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 이 막강한 3대 단체에 다 해당되는 직원이 있었는데 자부심이 대단했다. 자기들끼리 모여 막걸리 한 사발하구 시내를 돌아 다니며 소리를 치고, 자신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양 행동하는 모습은 참으로 우수꽝 스럽다. 하여간 골 때리는 나라다. 저자는 우리나라 저변에 흐르고 있는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토록 단일민족을 강조한 나라가 세계적으로 있을까? 민족주의는 통치자가 활용하기 좋은 이데올로기이다. 외세의 침입을 수 없이 많이 받아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단일 민족인가? 일본, 몽고, 중국, 심지어는 아랍인의 피까지 섞여있을 텐데 단일민족임을 자랑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더 웃기는 것은 외국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유럽 등 서구인들을 대하는 태도와 동남아 인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우리 국민들... 사대주의와 우월주의가 공존하는 건전치 못한 사회에서 어떤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저자는 탄식하고 또 탄식한다. 나도 과거에 어떤 그룹을 형성하여 타인을 배척한 적이 있고, 아이에게 내가 지향하는 지향점을 주지시키고 있지 않나 한 개인으로서 저자가 지적한 수 많은 문제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더욱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마지막에 한국사회의 다소 민감한 문제들을 다룬다. 동성애나 10대 의 性 등 가치판단의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진보적이고 liberal 한 입장을 취한다. 물론 나와는 그 부분에서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보았을때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서 공감한다.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이 이 땅을 떠나서 타국에서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다양성이 존중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일상화 되어있고, 양보하고 화합하는,사람이 살만한 다른 대한민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저자가 책의 서두에서 언급한 공자의 말이 떠오른다. ＇군자 화이부동＇＇소이 동이불화＇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박에스더 / p339 / ＇12.3.26 by Easthill(출처)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2-04-30 오후 7:41:14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 가볍지만 무거운 대한민국 이야기

조회 :: 1092
추천 :: 39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싶다? 일단 책의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표지모델도 특이하다. 저자는 적어도 지금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었나 보다.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불로그 이웃을 통해 알게된 이 책은 KBS 기자인 저자가 겪은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편으로 저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땅한 해결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우울해진다.

KBS 뉴스화면을 통해 만났던 박에스더 기자. 저자는 기자생활속에서 보고 느낀 조직내 불합리적 요소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유교문화에서 이어져온 장유유서와 위계질서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지는 상급자의 폭력에 대해 말문을 연다. 논리가 어떻든 상급자의 생각이 가장 우선하는 조직내의 불합리, 옳고 그름을 판단할 겨를도 없이 나이 많은 연장자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 조직내 기류 (언론사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의 기업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며 일반기업이 더 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에 대해 불만을 터트렸다. 한 마디로 말하면 상명하복과 상하 위계질서가 조직내 흐르는 일반적인 문화이며 이는 군사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토로한다. 군사문화와 유교문화의 오묘한 만남이 만들어낸 후진적 문화는 조직과 사회의 발전을 방해한다. 장유유서는 예의라는 겁데기로 포장되어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했던 여기자에게 소위 ＇싸가지 없는 여자＇라는 굴레를 씌웠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내용보다 형식이 지배하고, 나이듦이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 승화되지 않고 아랫사람 픽박하는 도구로 사용되어 지는 현실이다. 사실 나도 나이가 들어가고, 직급이 올라가다 보니 ＇꼰대＇가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아니라고 부정해도, 아랫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각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다분히 ＇꼰대＇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우울해진다.)

저자는 한국사회에 흐르는 극심한 경쟁에 대해서도 꼬집는다. 댜양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사회가 만들어낸 유일한 표준(Standard)에 매몰되어, 그 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마치 도태되는 사회적 시각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초,중,고를 마치고 반드시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그것도 가급적 명문대를 나와 ＇사＇자로 끝나는 직업을 얻던지 대기업에 취직하던지... 이렇게 정해진 단일 표준으로 학생들을 묶어 놓았단다. 자신이 원하고 즐기는 삶이 아니라 부모와 사회가 좋다고 정의해 놓은 삶을 살아야하는 한국의 아이들이 애처롭다고 했다. 어디 비단 아이들 뿐이겠는가? 우리도 공장에서 개성없이 찍어내어 가게 진열대에 놓여진 상품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변호사를 하다가도 목공일이 좋아 목수가 된다해도 하나도 이상할게 없는 나라, 제빵학교를 나와 한국 최고의 제빵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존중해줄 수 있는 나라, 한국이 바로 그런 나라이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국사회를 논할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무리 문화＇이다. 우리가 남이가? 우리가 남이여? 지역과 상관없이 우리라는 단어는 경상도 전라도 할 것없이 즐겨쓰는 단어란다. 이러한 무리 문화는 폐쇄성을 가져온다. ＇우리＇의 범주에 들어오지 않는 타인들은 소외되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에는 가장 막강한 ＇우리조직＇이 있다. 호남 향우회, 해병전우회,고대 동우회. 이 3대 단체는 막강한 결속력을 자랑한다. 유치하기 짝이 없다.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 이 막강한 3대 단체에 다 해당되는 직원이 있었는데 자부심이 대단했다. 자기들끼리 모여 막걸리 한 사발하구 시내를 돌아 다니며 소리를 치고, 자신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양 행동하는 모습은 참으로 우수꽝 스럽다. 하여간 골 때리는 나라다.

저자는 우리나라 저변에 흐르고 있는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토록 단일민족을 강조한 나라가 세계적으로 있을까? 민족주의는 통치자가 활용하기 좋은 이데올로기이다. 외세의 침입을 수 없이 많이 받아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단일 민족인가? 일본, 몽고, 중국, 심지어는 아랍인의 피까지 섞여있을 텐데 단일민족임을 자랑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더 웃기는 것은 외국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유럽 등 서구인들을 대하는 태도와 동남아 인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우리 국민들... 사대주의와 우월주의가 공존하는 건전치 못한 사회에서 어떤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저자는 탄식하고 또 탄식한다.

나도 과거에 어떤 그룹을 형성하여 타인을 배척한 적이 있고, 아이에게 내가 지향하는 지향점을 주지시키고 있지 않나 한 개인으로서 저자가 지적한 수 많은 문제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더욱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마지막에 한국사회의 다소 민감한 문제들을 다룬다. 동성애나 10대 의 性 등 가치판단의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진보적이고 liberal 한 입장을 취한다. 물론 나와는 그 부분에서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보았을때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서 공감한다.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이 이 땅을 떠나서 타국에서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다양성이 존중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일상화 되어있고, 양보하고 화합하는,사람이 살만한 다른 대한민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저자가 책의 서두에서 언급한 공자의 말이 떠오른다.

＇군자 화이부동＇＇소이 동이불화＇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박에스더 / p339 / ＇12.3.26 by Easthill(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