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세계는 동아시아 유라시아 오세아니아라는 3개의 전체주의 국가가 지배한다. 각 나라는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전쟁의 공포를 조장한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 국가에 속해있다. 윈스턴은 전체주의 체제에 겉으로만 복종하고 내면은 자유를 갈망한다. 체제에 대한 내면의 강한 거부감은 체제 이탈로 이어진다. 오세아니아 국가의 통치 기구인 당은 빅브라더라는 허구의 인물을 내세워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들의 행동양식, 사상 등을 철저히 통제한다. 헬기, 텔레그램, 마이크로폰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이용해 국민을 감시하고, 생각과 행동의 통제를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를 말살 시킨다. 심지어 과거를 조작하여 국민들을 세뇌시켜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한다. 쾌락을 위한 섹스는 금지하며 오직 종족 유지에 한해 허락된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의 체제 이탈 행동은 선을 넘어서게 된다. 당에서 금지한 일기를 쓰고, 우연히 알게 된 줄리아라는 여자와의 비밀 연애를 감행한다. 줄리아와의 섹스에 탐닉하며 괘락에 빠진다. 하지만 그들이 숨을 곳은 없다. 윈스턴의 체제 이탈 행동은 발각되고 엄청난 고문과 사상 세뇌 교육을 통해 윈스턴은 빅브라더에 굴복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총살로 죽음을 맡게 된다.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1984>는 단순히 전체주의에 대한 경계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파괴하는 주체는 결국 인간인다. 빅브라더라는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키고, 당조직을 통해 인간의 사상을 통제하지만 그 역시 인간이다. 인간은 로봇이 아니다. 인간을 아무리 세뇌 시키고 제한된 틀 속에 가두려 해도 체제 이탈자는 지속적으로 생겨 한다. 감시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전체주의 시스템은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를 세뇌를 통해 바꾸려는 시도는 성공하지만 제2 제3의 윈스턴은 생겨날 것이다.
과거 우리 국민은 보이지 않는 빅브라더의 감시 속에서 살아왔다. 개인을 사찰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권력자들은 국가의 안위를 위한 필요한 조치였다고 변명했지만 민주주의를 파괴한 악행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보수정부 시절 사찰과 표현의 자유 억압은 일상화되었고, 국민들은 자기검열에 익숙해야 했다. 국정교과서를 만들어 국민들의 의식을 통제하려 했다. 이 모든 일들이 <1984>에 나오는 전체주의 국가가 취한 사상통제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르다고 하기 어렵다. 17년 겨울 촛불 혁명은 전체주의적 사고가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줬다. 개인의 자유의지는 잠시 묶어 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영원히 잠재울 수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두 권력자의 몰락을 목도하면서 진실의 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정상적이지 않는 것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도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