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리 스콧 〈엑소더스 : 신들과 왕들〉 - 전쟁영웅으로 부활한 새로운 모세를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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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구약성서 출애굽기를 배경으로한 '엑소더스(Exodus)'는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기를 그린 영화다. 오래 전 영화 '십계'와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를 통해 만났던 이집트 탈출기는 글래디에이터의 리틀리 스캇 감독에 의해 '엑소더스'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부활하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성서 이야기가 뼈대를 이루고 있지만, 구성과 표현의 방식,스토리 전개는 조금 다르다. 하여 올해 초에 개봉했던 영화 '노아'가 반성경적 인본주의라는 비판을 받으며 바이럴 마케팅을 조장했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면, '엑소더스'도 성경과 다른,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을 많이 담고 있어 일부 기독교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다만 영화가 관통하는 핵심 메세지, 신이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로부터 구원했다는 사실은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 다만 영웅 모세가 집중조명을 받아 신본주의를 희석시키는 한계도 갖고 있지만 말이다. <네이버 영화 이미지 참조>
거장 리틀리 스콧 감독은 이집트 문명을 그대로 재현해 놓고자 건축물과 소품들, 화려한 CG영상에 상당한 공을 들여 관객의 볼거리에 집중하였다. 또한 성서의 메세지를 전하면서 동시에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현실과의 타협을 주저하지 않았다. 지팡이 대신 칼을 찬 전쟁영웅 모세는 신의 힘에 전적으로 의존한 성서의 모세와는 다른 인물로 재탄생했다.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도 신의 힘에 의한 파격적인 장면이 아니라 한국의 여수앞바다가 갈라지는 현상처럼 밋밋하다. 다분히 신화적인 측면을 배제하여 서사의 현실성에 천착하고자 한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네이버 영화 이미지 참조>
그렇다면, 영화로만 평가했을 때의 '엑소더스'는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스캇 감독의 과거 영화 '글래디에이터' 를 기대하면서 이 영화를 보았다면 아니올시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기대는 작은 실망으로 바뀐다. 영화는 긴장감이 떨어지고,일부 지루한 이야기와 장면들로 채워진다. 10가지 재앙을 담은 장면은 사실적이고 자극적이지만 재미와 감동을 주기에 다소 부족하다. 마지막 탈출과 추격 장면은 웅장하지만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성이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켰다고 해야 할까? 물론 초반 전투장면과 모세스와 람세스의 대결 구도는 영화적 재미를 위해 잘 설정된 측면이 있기는 하다. <네이버 영화 이미지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나름대로 의미를 가진다. 성서를 최대한 흥미위주로 각색 했지만 핵심 메세지는 여전히 명징하다. 인간 모세에 집중했지만 신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성서영화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자한 노력이 절반은 성공한 듯 하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이 영화가 성경적인지 못하다는 혹평을 쏟아 내고 있지만, 영화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머리에 고정시켜놓고 이 영화를 감상했다면, 신념과 스크린 영상의 차이에만 집중한 나머지 영화적 재미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영화에 대한 관객의 호불호는 여전히 갈린다. 인터넷 영화사이트의 보통 수준의 평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그래도 기대와 흥분을 내려놓고 감상한다면 나름 볼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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