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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사〉 - 방관자와 관찰자에서 주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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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택시운전사 감독 장훈 출연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개봉 2017 한국 상세보기 80년 5월의 광주, 공기는 차가웠고 시민의 열망은 뜨거웠다. 불법으로 권력을 찬탈한 신군부는 민주주의를 갈망한 죄 없는 광주 시민들을 빨갱이와 폭도로 규정하고 살육했다. 37년 전 광주는 피맺힌 한을 간직한 채 기억의 저장소에 강제 봉인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감추려 해도 역사는 진실을 밝히려는 어느 누군가의 숭고한 노력과 헌신에 의해 결국 밝혀지게 된다. 그래서 진실은 느리지만 결국 모습을 드러낸다. 피맺힌 광주의 한을 풀어야 할, 갚아야 할 거룩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역사는 이를 방관하지 않았다. 영화 <택시 운전사>는 기억 저장소의 봉인을 해제하고 피로 물들었던 37년 전의 광주를 현재 진행형으로 돌려놓았다. 영화는 불친절하다. 피맺힌 광주의 역사를 모르는 관람객에게 '왜'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왜 광주에서 그토록 죄 없는 사람들이 죽었는지... <택시 운전사>는 광주 민주 항쟁 운동을 모두가 아는 주지의 사실로 인정하고, 광주에서 벌어진 살육의 현장을 의도와 우연으로 만난 두 명의 주인공으로 풀어간다. 아내와 사별하고 친구 집에 세 들어 살면서 외동딸을 키우는 택시 운전사 만섭(송강호)은 언제 고장 날지 모르는 낡은 개인택시로 어렵게 생활한다. 시위가 일상이 돼버린 도시에서 만섭은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대학생들이 공부나 할 것이지 왜 데모만 해대냐고 푸념하는 전형적인 그 당시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몇 달치 밀린 월세 10만원을 갚기 위해 우연한 기회에 독일 기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 쥐만)를 태우고 광주로 향한다. 만섭은 돈을 벌기 위해, 힌츠페터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위험을 선택한다. 계엄령에 의해 봉쇄된 도시 광주에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두 사람은 화염과 총성으로 얼룩진 광주를 목격한다. 장거리 택시 승객을 통해 10만원을 벌어 월세를 갚으려 했던 만섭은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광주항쟁의 주체가 된다. 살육으로 얼룩진 광주를 영상에 담아 외부 세계에 진실을 알리려 한 독일 기자 힌츠 페터도 기자라는 3인칭 시선을 넘어 광주 민주 항쟁과 함께하는 주체가 된다. 그들은 더 이상 방관자나 관찰자가 아닌 주체로서 광주에 녹아들어 간다. 영화는 그 당시 광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으려 했다. 부상자를 실어 나르는 택시 운전사들을 위해 주유소는 무료로 기름을 주유해주고, 시위대를 위해 주먹밥을 만들어 시위 현장에 날라 주는 시민의 모습들도 눈에 들어온다. 군인들은 일반 시민을 조준사격하고, 붙잡힌 사람들을 몽둥이와 군화 발로 사정없이 구타한다. 학살과 폭력의 현장은 그렇게 힌츠 페터라는 독일인 기자에 의해 기록된다. 택시 운전사 만섭은 전쟁터와 같은 광주를 떠나 서울행을 택하지만 중도에 돌아오고 만다. 광주에 두고 온 기자와 며칠을 함께한 광주 시민들을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만섭은 힌츠 페터를 데리고 어렵게 광주를 빠져나온다. 그리고 1980년 5월의 광주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는 광주의 참상뿐만 아니라, 영화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휴머니즘을 보여준다. 단순히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한 기자의 숭고한 정신과 더불어, 사랑과 희생으로 뭉쳐진 광주 시민의 단면을 영상으로 담아낸다. 하지만 기록물을 가지고 광주를 탈출하는 장면은 조금 작위적으로 보인다. 드라마가 갑자기 액션 영화로 장르 이동을 한다. 서울을 향해 질주하는 만섭의 택시를 쫓는 관용차를 다른 광주 택시들이 방해하고 충돌하는 추격신은 일반 액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 아닌가? 해당 장면에 대한 장훈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일면 수긍이 간다.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시도로 시나리오 제작진 등 스텝진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는 많이 있지만, <택시 운전사>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시대적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보수정부 10년 동안 통제와 검열이 일상화된 시대에 대한 반작용, 전두환 회고록이 가져온 대중의 분노가 결합되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영화는 몇 가지 억지 설정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잘 만든 드라마이며,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는 점과 송광호, 유해진이라는 걸출한 연기자의 연기력이 영화 흥행에 기여를 했다고 본다. 80년 5월의 광주에 대한 기억의 복원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택시 운전사>가 1000만 관객 흥행을 넘어 명량의 기록을 깰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택시 운전사> - 방관자와 관찰자에서 주체로...\|작성자 이스트힐
작성자 : 이스트힐 (peterfine) 날짜 : 2018-11-20 오후 7:00:02

〈택시 운전사〉 - 방관자와 관찰자에서 주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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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감독 장훈

출연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개봉 2017 한국

80년 5월의 광주, 공기는 차가웠고 시민의 열망은 뜨거웠다. 불법으로 권력을 찬탈한 신군부는 민주주의를 갈망한 죄 없는 광주 시민들을 빨갱이와 폭도로 규정하고 살육했다. 37년 전 광주는 피맺힌 한을 간직한 채 기억의 저장소에 강제 봉인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감추려 해도 역사는 진실을 밝히려는 어느 누군가의 숭고한 노력과 헌신에 의해 결국 밝혀지게 된다. 그래서 진실은 느리지만 결국 모습을 드러낸다. 피맺힌 광주의 한을 풀어야 할, 갚아야 할 거룩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역사는 이를 방관하지 않았다.

영화 <택시 운전사>는 기억 저장소의 봉인을 해제하고 피로 물들었던 37년 전의 광주를 현재 진행형으로 돌려놓았다. 영화는 불친절하다. 피맺힌 광주의 역사를 모르는 관람객에게 '왜'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왜 광주에서 그토록 죄 없는 사람들이 죽었는지... <택시 운전사>는 광주 민주 항쟁 운동을 모두가 아는 주지의 사실로 인정하고, 광주에서 벌어진 살육의 현장을 의도와 우연으로 만난 두 명의 주인공으로 풀어간다.

아내와 사별하고 친구 집에 세 들어 살면서 외동딸을 키우는 택시 운전사 만섭(송강호)은 언제 고장 날지 모르는 낡은 개인택시로 어렵게 생활한다. 시위가 일상이 돼버린 도시에서 만섭은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대학생들이 공부나 할 것이지 왜 데모만 해대냐고 푸념하는 전형적인 그 당시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몇 달치 밀린 월세 10만원을 갚기 위해 우연한 기회에 독일 기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 쥐만)를 태우고 광주로 향한다. 만섭은 돈을 벌기 위해, 힌츠페터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위험을 선택한다. 계엄령에 의해 봉쇄된 도시 광주에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두 사람은 화염과 총성으로 얼룩진 광주를 목격한다. 장거리 택시 승객을 통해 10만원을 벌어 월세를 갚으려 했던 만섭은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광주항쟁의 주체가 된다. 살육으로 얼룩진 광주를 영상에 담아 외부 세계에 진실을 알리려 한 독일 기자 힌츠 페터도 기자라는 3인칭 시선을 넘어 광주 민주 항쟁과 함께하는 주체가 된다. 그들은 더 이상 방관자나 관찰자가 아닌 주체로서 광주에 녹아들어 간다.

영화는 그 당시 광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으려 했다. 부상자를 실어 나르는 택시 운전사들을 위해 주유소는 무료로 기름을 주유해주고, 시위대를 위해 주먹밥을 만들어 시위 현장에 날라 주는 시민의 모습들도 눈에 들어온다. 군인들은 일반 시민을 조준사격하고, 붙잡힌 사람들을 몽둥이와 군화 발로 사정없이 구타한다. 학살과 폭력의 현장은 그렇게 힌츠 페터라는 독일인 기자에 의해 기록된다. 택시 운전사 만섭은 전쟁터와 같은 광주를 떠나 서울행을 택하지만 중도에 돌아오고 만다. 광주에 두고 온 기자와 며칠을 함께한 광주 시민들을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만섭은 힌츠 페터를 데리고 어렵게 광주를 빠져나온다. 그리고 1980년 5월의 광주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는 광주의 참상뿐만 아니라, 영화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휴머니즘을 보여준다. 단순히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한 기자의 숭고한 정신과 더불어, 사랑과 희생으로 뭉쳐진 광주 시민의 단면을 영상으로 담아낸다. 하지만 기록물을 가지고 광주를 탈출하는 장면은 조금 작위적으로 보인다. 드라마가 갑자기 액션 영화로 장르 이동을 한다. 서울을 향해 질주하는 만섭의 택시를 쫓는 관용차를 다른 광주 택시들이 방해하고 충돌하는 추격신은 일반 액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 아닌가? 해당 장면에 대한 장훈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일면 수긍이 간다.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시도로 시나리오 제작진 등 스텝진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는 많이 있지만, <택시 운전사>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시대적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보수정부 10년 동안 통제와 검열이 일상화된 시대에 대한 반작용, 전두환 회고록이 가져온 대중의 분노가 결합되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영화는 몇 가지 억지 설정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잘 만든 드라마이며,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는 점과 송광호, 유해진이라는 걸출한 연기자의 연기력이 영화 흥행에 기여를 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