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수선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 소소한 일상과 33권의 소설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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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쓴지 벌써 1년이 되어간다. 모든 일이든 의무감에서시작하면, 향후에 ‘의무감’과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책도 그런 것 같다. 강의 때문에 책을 읽었을 때는 책 읽는 즐거움 보다는 의무감이 강박적으로 자리잡게 되어 나를 옥죄었다. 하지만 독서에서즐거움을 찾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서에 몰입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왠지 불안한 금단증세(?)도 경험하게 된다. 공자는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당할 수없다고 했다. 즐긴다는 것은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됨을 의미한다. 물아일체라고하지 않았던가. 내적 동기나 감흥이 없는 어떤 ‘하기(Doing)’는 곧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즐기기’ 참 여러모로 좋은 단어다.
성수선작가는 처음 들어봤다. ‘밑줄 긋는 여자’로 알려졌다고 하는데, 알고 보니 전업 글쓰기 작가가 아니다. 현재 대기업 해외영업 과장이라는직함을 가지고 글쓰기를 하는 소위 ‘투잡족’ 이다. 물론 ‘투잡족’ 이라는말의 의미는 돈벌이 개념보다는, 두 가지 일을 함께 하는 정도로 해석해두자. 그녀는 몇 권의 책을 냈고, 이 책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는 세 번째 작품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녀는 작가가 되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해 개인 홈피에 쓴 글을 보고 출판사가 먼저 접촉해와 책을 출판했다는 것이다. 앞에서이야기한 ‘즐김’이 가져온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도 특별한 목적을 가지지 않고 어떤 일을 즐기다 보니 우연찮게 즐겼던 일이 또 하나의 중요한 삶의일부가 되었다는 사례가 있다. 인생은 정말 모른다. 계획하지않은 일들이 계획했던 일보다 우연을 가장해 일상이 되어버린 경우가 허다하다. 다만 어떤 기회가 왔을때 어떻게 응수 할 것인지는 개인의 몫으로 남아있다.
35살 아직 미혼인 저자가 풀어놓은 이야기 보따리는 참 유쾌한 웃음과, 잔잔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직장과, 가정, 우정과사랑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그 동안 저자가 읽었던 33편의국내외 소설들을 소개한다. 자신의 생각과 읽었던 소설의 내용을 교차하면서,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꾸밈없이 던져놓았다. 공감이 가는 내용들로가득하고, 실제 직장인으로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과 아픔의 순간들을 스케치 했다. 같은 경험을 먹고 살아가는 직장인이기에 저자가 전해주는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무릎을 치며 웃기도 했다. 상사의 썰렁한 농담에 웃어 주어야 하고, 맞장구도 쳐줘야 하는 이나약한 부하 직장인의 애환이 눈에 들어왔고, 아주 오랜만에 연락해온 학교동창의 의도가 다단계 판매 소개였다는내용에는 쓴웃음을 지었다. 사는 모습은 다 똑같다. 상황을받아들이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를 뿐이고, 이시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은 다 거기서 거기다. 너무도 평범한 일상의 기억들을 술술 이야기했지만, 문체나, 표현은 여느 기성 작가 못지 않다. 저자가 10년을 넘게 글 쓰기를 했다는 이야기를 책을 선물한 친구한테들었다. 역시 글쓰기 실력은 연습 뿐이 없는 것 같다. 소설쓰기강좌까지 수강했다는 저자의 에피소드도 책 내용에 친절하게 담겨져 있다. 속으로 그랬다. “에이 역시 그러면 그렇지” 하지만 내가 뇌까린 말에는 내가 글을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변명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같은 직장인이면서누구는 책을 쓴다. 솔직히 부러움의 대상이다. 전문 글쟁이가될 목적으로 시작한 블로깅은 아니지만, 쓰다 보니 자꾸 욕심이 생긴다.하지만 이내 머리 속 생각으로 잡아두고 만다. “그냥 독서와 글쓰기를 연습하자 재미로…”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 성수선 / P279 / '12.11.18 by East-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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