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다큐프리임 제작팀 〈이야기의 힘〉 - 스토리텔링은 정말 힘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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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텔링>
요즘은 지하철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들을 보기가 어렵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구걸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똑같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도, 사람에 따라 마음이 끌리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유는 '감동의 존재' 여부이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동정심을 유발하여 도움을 받고자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과거에 살아온 거친 삶과 상처, 아픔을 스토리로 만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분들도 있다. 주로 후자 쪽에 마음이 더 가게 된다. 차이는 '이야기'에 있다. 스토리텔링이 힘을 발휘한다.
과거에 배웠던 토끼와 거북이에 대한 이야기는 밋밋하다. 애당초 경주상대로 어울리지 않는 토끼와 거북이를 통해, 자만심 버리기, 끈기와 같은 교훈을 전달하는 메세지는 별 재미가 없다. 그런데 이 토끼와 거북이 경주 이야기를 사랑이야기로 바꾸면 이야기는 훨씬 흥미로워진다. 토끼를 경주에서 이기고 싶어하는 거북이, 그리고 거북이를 사랑한 토끼는 거북이와 경주하면서 일부러 경주 도중에 잠을 자고, 토끼가 잠든 척 하는 사이에 거북이는 토끼를 추월하여 결승선에 먼저 도착한다. 거북이가 잠든 자신을 깨워서 결승선까지 같이 사이좋게 가기를 원했던 토끼는 상처를 받지만, 거북이를 향한 토끼의 사랑이 워낙 커서 거북이에게 경주에서 져줌으로써 자신의 사랑을 실천한다. 이 새로운 토끼와 거북이 사랑버젼은 이전 이야기와 사실만 같을 뿐, 메세지는 완전히 다르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스토리텔링의 힘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다. 키가 작고 어렸을 때 몸이 아팠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인생 스토리가 아디다스 광고에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감동했다. 'Impossible is nothing' 스토리가 뒷 받쳐 준 아디다스의 메인 슬로건은 강력하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몇 년前 일본의 아오모리현에 큰 태풍이 불어 사과 농사가 망쳤을 때, 상심에 빠진 농민 중 한 사람이 태풍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사과 나무에 붙어 있는 사과를 '떨어지지 않는 합격 사과'라고 브랜딩을 해서 기존 사과보다 10배 더 높은 가격을 매겨 수험생에게 팔았던 적이 있다. 물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스토리텔링의 사례다. '떨어지지 않았다'는 팩트를 스토리로 연결시켰을 때 과일 본연의 가치를 10배 이상 증가 시켰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본질적인 가치가, 실제 거래되는 가치와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 한 입 베어진 애플사의 사과의 가치처럼 말이다.
이처럼 스토리는 상품의 가치 뿐만 아니라 삶의 가치도 개선시켜 준다. 동일한 이야기를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재미는 확실히 달라진다. 마치 별볼 일 없는 물건도 좋은 포장지를 사용하면 가치가 상승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어떤 스토리로 무장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 이라는 주제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책 <이야기의 힘>은 매력적인 주제를 다소 밋밋하고 백화점식으로 접근한 측면이 있다. 영화이야기도 등장하고 다양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지만 무릎을 칠 정도의 감탄사가 나올만한 내용은 많지 않다. 책의 제목이 <이야기의 힘>인데 책의 내용은 그 다지 힘있어 보이진 않는다.
<이야기의 힘> / EBS 다큐프라임 '이야기의 힘' 제작팀 / P279 / '13.1.24 by East-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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