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수돌 外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될 아까운 책〉 - 46명의 글쟁이와 그들이 뽑은 최고의 책 | |
|---|---|
|
|
|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될 아까운 책>
세상의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이 책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부분 맞는 말이긴 하다. 어떤 문제든 해법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걸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는 개인의 선호와 과거 개인이 걸어온 삶의 동선에 달려있다. 그 ‘어디’는 경험이 될 수도 있고, 타인의 조언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현자의 말대로 책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답을 찾으려 한다. 그런데 인생 전체에 대한 답을 찾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책이 아닐까 싶다. 책에는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에 살았던 현인들의 지혜가 담겨져 있고, 그 지혜는 비록 과거의 것이지만 지금도 유효하고, 훌륭한 교사의 역할을 한다.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될 아까운 책> 책을 좋아하는 독자를 유혹하기에 이만한 제목이 있을까 싶다. 매일 엄청난 책들이 출판되어 독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시간의 제한으로 정작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모를 때 나름의 가이드를 제공해 주는 책이 바로 이런 류의 책일지도 모른다. 물론 타인이 선택한 책이고, 독자 개인마다 책에 대한 기호가 다르지만 그래도, 우리시대에 내로라 하는 46명의 글쟁이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면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문학, 인문, 사회, 경제, 경영, 과학, 문화 예술 등 각 분야별로 추천된 책 중에 정작 내가 읽어본 책이 단 한 권도 없다. 책의 제목처럼 놓쳐서는 안될 책들을 나는 계속 놓치면서 산 셈이다.^^ 대부분이 책들이 깊이 있는 내용과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소위 먹물을 먹은 사람들이 가벼운 책을 추천하진 않았을 듯 하다. 46권의 책중에 책은 내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은 책이 몇 권 있다.
김이경님이 추천한 <기억으로 다시 쓰는 역사 이야기>는 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로 슬픔과 분노에 머물지 않고, 생명의 찬연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할머니들의 삶의 기록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김보일님이 추천한 <유쾌한 행복론>은 다른 책들과 달리 다소 가볍다. 언젠가 이웃 블로거를 통해 알게된 책이라 더욱 상세히 들여다 보았는데 역시 삶을 관광객처럼 산 자유인 전시륜에 대한 이야기가 눈을 사로잡았다. 무학의 통찰이라고 해야 할 까?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떠돌며 그를 교육한 유일한 학교가 ‘길과 책’이었다는 것이 이채롭다.
철학박사 이면서 회사원인 강유원님이 쓴 책 <서양문명의 기원>은 서양문명의 핵심을 약탈로 규정하고, 문명은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침략해 남의 것을 빼앗아 왔다고 한다. 자본주의도 서양 특유의 약탈문명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신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마을혁명>은 조치원에서 자본의 이기심이 빚은 개발광풍과 그 과정에서 수 많은 불법이 용인되는 것을 목도하며 강수돌 교수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법적 투쟁에 나서 절반의 승리를 거둔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본의 폭력이 만들어 놓은 불법 앞에서 침묵하는 권력의 모습을 잘 보여준 책으로 사회성 짙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볼 만 책인 듯 하다.
경영 경제 분야에서 눈에 들어오는 책은 버나드 맨더빌이 지은 <꿀벌의 우화>로 금욕과 이타심은 위선이고, 악덕이 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이라는 주장으로 기독교적 세계관에 정면 도전한 책이다. 유효수요이론으로 유명한 케인즈가 그의 대표작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에서 <꿀벌의 우화>를 인용하며 대공항이 유효수요 부족으로 발생했다는 내용을 역설했다. 소비가 오히려 경제를 살린다는 유효수요이론은 지금 까지도 경제학에서 상당히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검소하게 살며, 절약을 실천하는 미덕이 경제회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거품은 꺼질 수 밖에 없음을 감안 할 때 이 이론도 분명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46권의 책을 모두 소개하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다. 물론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될 아까운 책>에 소개된 모든 책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진 못했다. 어쩌면 서평집이 갖고 있는 한계일지도 모른다. 타인에 의해 재해석되어 요약된 서평과 원래의 책 사이에는 분명 간극이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서평에서 영감을 얻어, 책을 읽고 사유하여 내 생각으로 다시 해석해야 그 책이 진정 나만의 책으로 재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될 아까운 책 > / 강수돌 외 / P414 / '13.4.18 by East-hill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