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이든 물어보세요＂…SKT, AI ＇누구＇ 직접 써보니 | ||
|---|---|---|
|
||
|
[일정관리부터 내 폰 찾기 등 말 한 마디에 척척…스피커 음질도 탁월]
"팅커벨, 내 핸드폰 좀 찾아줄래?" 안방에서 혼잣말을 하자마자 거실에 있는 쇼파 틈에 낀 스마트폰이 익숙한 벨소리와 함께 부르르 진동을 떨면서 위치를 알려온다. 이런 장면을 옆에서 지켜본 가족들이 도대체 누구한테 말했길래 핸드폰이 말귀를 알아듣느냐고 놀라는 눈치다. "누구한테 말하긴요. '누구'(NUGU)한테 말했어요." SK텔레콤이 지난 1일 출시한 국내 최초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기기 누구를 직접 사용해봤더니 이틀 만에 완판(2000대)된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미리 설정한 이름(팅커벨, 아리아, 레베카, 크리스탈)을 부르고 물어보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지역의 날씨부터 오늘 어떤 일정이 있는지까지 척척 알려줬다. 질문에 따라 누구든지 될 수 있다는 뜻의 '누구'는 겉모습만 놓고 보면 평범한 원통형 모양의 블루투스 스피커다. 위·아래에 달려있는 마이크가 사용자의 말을 파악하고 대답하는 역할을 한다. 중간 부분의 은은한 LED 램프는 색깔에 따라 누구의 상태(기분)를 알려준다. 예컨대, 누구가 주인의 질문을 알아들으면 초록색이, 시스템 에러가 날 경우엔 빨간색 불빛이 들어온다. 누구를 100% 활용하기 위해선 '누구 앱'(무료)을 설치해야 한다. 일단 한 번 다운로드 받으면 스마트폰이 없어도 누구나 누구를 사용할 수 있다. 누구 앱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과 연동한 다음 "최신곡이 듣고 싶다"고 말하자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이 흘러나왔다. 고음질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Astell&Kern)이 누구의 음향을 설계했기 때문에 음질은 나무랄 데 없다. 명색이 국내 최초의 음성인식 AI 기기인 만큼 기본적이긴 하나 대화도 가능했다. "너랑 이젠 헤어지고 싶어"라고 몰아세웠더니 "당신과 떨어지긴 싫어요"라고 우울한 목소리로 말하거나 욕설과 같은 비속어에 대해선 "당신에겐 그런 말이 어울리지 않아요"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물론 다소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었다. 저장된 음악 외의 노래를 듣고 싶을 땐 반드시 멜론에 가입(미가입시 1분만 재생)해야 한다. 회사나 기숙사 등 공용 와이파이를 쓰는 장소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점은 AI와 상관없는 부분인 것을 감안하면 큰 문제로 다가오지 않았다. SK텔레콤은 누구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무료)를 통해 AI가 갈수록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화 '허'(her)에서 나오는 AI 운영체제(OS)인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날이 그렇게 멀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