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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 말리는 키보드? 처음엔 다들 비웃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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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장광순 LG전자 IPD상품기획실 과장, 최윤진 LG전자 IPD 개발팀 연구원, 박시영 LG전자 IPD 개발팀 연구원.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인터뷰]LG전자 '롤리키보드 개발자들이 밝히는 '롤리키보드' 탄생비화 (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 "짐 쌀때 부피 줄이려고 옷을 둘둘 말아넣잖아. 넓적한 휴대용 키보드도 한번 말아볼까?" "그게 말이 돼?" 상상이 현실이 됐다. 갖가지 의구심으로 둘러싸여 '말도 안된다'던 아이디어는 1년여만에 LG전자의 휴대용 무선 블루투스 키보드 '롤리키보드'로 태어났다. 롤리키보드는 두루마리를 말듯이 자판의 가로 열이 차곡차곡 접히는 것으로, 자석의 힘으로 각 면이 '찹' 소리를 내며 붙어 2.5cm 두께의 얇은 막대 형태로 변형된다. 그간 본적 없는 형태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4행으로 배열된 '롤리키보드' 1세대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 4월 전작의 단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강화해 5행 표준 키보드를 채택한 2세대 '롤리키보드2'를 선보였다. 둘둘 말리는 키보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지난 24일, 롤리키보드 개발자들이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에 모여 '롤리키보드'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10여명의 팀원을 대표해 자리한 장광순 LG전자 IPD(이노베이션퍼스널디바이스) 상품기획실 과장은 롤리키보드 기획을, 최윤진 LG전자IPD개발팀 연구원은 하드웨어를, 박시영 LG전자 IPD개발팀 연구원은 소재 연구를 맡았다. "기존 휴대용 키보드의 무겁고 사용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짐 부피를 줄이기 위해 옷을 둘둘 말아 캐리어에 넣는 데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저거다! 각 행을 돌돌 굴려 말아보자' 싶었죠." 장 과장의 말이다. 스마트폰도 구부리고, 컴퓨터도 접히는 세상이지만 키보드가 둘둘 말린 적은 없었다. 그만큼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다. 반대로 말하면 무모하고 겁없는 도전이기도 하다. 적어도 상상 속의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만들어내야 하는 개발자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처음 롤리키보드 기획을 들었을 땐 '말도 안되는 소릴한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최 연구원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운을 뗀다. "이런 콘셉트를 가진 제품이 시중에 없었거든요. 이 말은 말리는 롤리키보드에 표준화·공용화된 키모듈도, 부품도, 또 제조사도 없다는 이야긴데…. 그래서 작은 부품부터 소재까지 모든 것을 새로 개발해야 해서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었어요." 박 연구원도 롤리키보드와의 설렜던 첫 만남을 회상한다. "말로는 못하죠. 처음 롤리키보드 시안을 보여줬을 때 황당해 하던 중국 협력업체 직원들도 첫 샘플이 나오자마자 환호했어요. 다들 모여 샘플 들고 기념사진까지 찍을 정도였으니까요(웃음)." 롤리키보드의 핵심 기술은 두 가지다. 롤리키보드는 평평하게 펼쳐져 있는 일반 키보드와 달리 사용할 때마다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야 한다. 개발팀은 이 과정에서 키모듈을 연결하는 회로가 끊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휘어지는 연성 회로기판(PCB)을 사용했다. 최 연구원의 설명은 이랬다. "아무리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도 성능에 이상이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수도 없이 많은 테스트를 통해 일반 연성 PCB를 사용했을 때보다 최소 5배 이상 뛰어나게 만들었습니다. 4~5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도 이상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또다른 핵심 기술은 가로 길이가 성인 손 한뼘 반, 세로 반뼘 정도밖에 안되는 좁은 천 위에 최대한 키보드 표준형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 보통 키모드 모듈은 하나의 덩어리로 붙어있는 반면에 롤리키보드는 키를 하나씩을 부착했다. 이 과정에서 키모듈의 크기와 키간 거리, 키감 등도 최적화했다. 지난 4월 출시된 5행 2세대는 전작 4행의 단점으로 꼽히던 숫자키와 방향키의 불편함을 해결했고, 키 행간을 표준거리 19mm로 맞췄다. (위, 아래 사진 모두 왼쪽) 4단형 '롤리키보드 1'과 5단형 '롤리키보드 2'. 4행인 2세대와 5행인 2세대의 두 제품을 말아 접었을 때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측면에서 보면 행이 바뀌며 4각형에서 5각형으로 디자인이 바뀌었다. © News1 롤리키보드의 무게는 151g. 연구원들은 초경량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한가지를 포기했다. 일반 키보드 바닥에 부착된 밀림방지 고무다. 이로 인해 롤리키보드에 부착된 거치대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거치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제품이 밀린다는 단점이 있다. 박 연구원은 "제품의 무게를 덜고, 디자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포기한 부분이지만, 이것 역시 내부 개발자들은 물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들으며 해결 방법을 연구 중이므로 다음 버전에는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장 과장은 "롤리키보드 디자인에 있어서도 정말 필요한 것은 더 간편하게 만들어야 했고, 불필요한 것은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현재 롤리키보드는 20대부터 30~40대 외부 업무가 많은 직장인 남성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되지만 하반기엔 여성들에게 어필할 화이트와 오렌지레드 컬러가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은 현재 디자인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3세대 롤리키보드를 개발 중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기대해도 좋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borami@news1.kr
작성자 : 전문기자 (dudtm00) 날짜 : 2016-06-01 오전 10:13:01

＂돌돌 말리는 키보드? 처음엔 다들 비웃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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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순 LG전자 IPD상품기획실 과장, 최윤진 LG전자 IPD 개발팀 연구원, 박시영 LG전자 IPD 개발팀 연구원.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인터뷰]LG전자 '롤리키보드 개발자들이 밝히는 '롤리키보드' 탄생비화

(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 "짐 쌀때 부피 줄이려고 옷을 둘둘 말아넣잖아. 넓적한 휴대용 키보드도 한번 말아볼까?"
"그게 말이 돼?"

상상이 현실이 됐다. 갖가지 의구심으로 둘러싸여 '말도 안된다'던 아이디어는 1년여만에 LG전자의 휴대용 무선 블루투스 키보드 '롤리키보드'로 태어났다. 롤리키보드는 두루마리를 말듯이 자판의 가로 열이 차곡차곡 접히는 것으로, 자석의 힘으로 각 면이 '찹' 소리를 내며 붙어 2.5cm 두께의 얇은 막대 형태로 변형된다. 그간 본적 없는 형태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4행으로 배열된 '롤리키보드' 1세대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 4월 전작의 단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강화해 5행 표준 키보드를 채택한 2세대 '롤리키보드2'를 선보였다.

둘둘 말리는 키보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지난 24일, 롤리키보드 개발자들이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에 모여 '롤리키보드'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10여명의 팀원을 대표해 자리한 장광순 LG전자 IPD(이노베이션퍼스널디바이스) 상품기획실 과장은 롤리키보드 기획을, 최윤진 LG전자IPD개발팀 연구원은 하드웨어를, 박시영 LG전자 IPD개발팀 연구원은 소재 연구를 맡았다.

"기존 휴대용 키보드의 무겁고 사용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짐 부피를 줄이기 위해 옷을 둘둘 말아 캐리어에 넣는 데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저거다! 각 행을 돌돌 굴려 말아보자' 싶었죠." 장 과장의 말이다.

스마트폰도 구부리고, 컴퓨터도 접히는 세상이지만 키보드가 둘둘 말린 적은 없었다. 그만큼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다. 반대로 말하면 무모하고 겁없는 도전이기도 하다. 적어도 상상 속의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만들어내야 하는 개발자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처음 롤리키보드 기획을 들었을 땐 '말도 안되는 소릴한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최 연구원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운을 뗀다. "이런 콘셉트를 가진 제품이 시중에 없었거든요. 이 말은 말리는 롤리키보드에 표준화·공용화된 키모듈도, 부품도, 또 제조사도 없다는 이야긴데…. 그래서 작은 부품부터 소재까지 모든 것을 새로 개발해야 해서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었어요."

박 연구원도 롤리키보드와의 설렜던 첫 만남을 회상한다. "말로는 못하죠. 처음 롤리키보드 시안을 보여줬을 때 황당해 하던 중국 협력업체 직원들도 첫 샘플이 나오자마자 환호했어요. 다들 모여 샘플 들고 기념사진까지 찍을 정도였으니까요(웃음)."

롤리키보드의 핵심 기술은 두 가지다. 롤리키보드는 평평하게 펼쳐져 있는 일반 키보드와 달리 사용할 때마다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야 한다. 개발팀은 이 과정에서 키모듈을 연결하는 회로가 끊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휘어지는 연성 회로기판(PCB)을 사용했다.

최 연구원의 설명은 이랬다. "아무리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도 성능에 이상이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수도 없이 많은 테스트를 통해 일반 연성 PCB를 사용했을 때보다 최소 5배 이상 뛰어나게 만들었습니다. 4~5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도 이상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또다른 핵심 기술은 가로 길이가 성인 손 한뼘 반, 세로 반뼘 정도밖에 안되는 좁은 천 위에 최대한 키보드 표준형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 보통 키모드 모듈은 하나의 덩어리로 붙어있는 반면에 롤리키보드는 키를 하나씩을 부착했다. 이 과정에서 키모듈의 크기와 키간 거리, 키감 등도 최적화했다. 지난 4월 출시된 5행 2세대는 전작 4행의 단점으로 꼽히던 숫자키와 방향키의 불편함을 해결했고, 키 행간을 표준거리 19mm로 맞췄다.

(위, 아래 사진 모두 왼쪽) 4단형 '롤리키보드 1'과 5단형 '롤리키보드 2'. 4행인 2세대와 5행인 2세대의 두 제품을 말아 접었을 때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측면에서 보면 행이 바뀌며 4각형에서 5각형으로 디자인이 바뀌었다. © News1
롤리키보드의 무게는 151g. 연구원들은 초경량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한가지를 포기했다. 일반 키보드 바닥에 부착된 밀림방지 고무다. 이로 인해 롤리키보드에 부착된 거치대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거치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제품이 밀린다는 단점이 있다.

박 연구원은 "제품의 무게를 덜고, 디자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포기한 부분이지만, 이것 역시 내부 개발자들은 물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들으며 해결 방법을 연구 중이므로 다음 버전에는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장 과장은 "롤리키보드 디자인에 있어서도 정말 필요한 것은 더 간편하게 만들어야 했고, 불필요한 것은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현재 롤리키보드는 20대부터 30~40대 외부 업무가 많은 직장인 남성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되지만 하반기엔 여성들에게 어필할 화이트와 오렌지레드 컬러가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은 현재 디자인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3세대 롤리키보드를 개발 중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기대해도 좋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boram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