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턱·계단 없는 곳 알려줘요＂…휠체어용 지도앱 만드는 대학생 |
|---|
|
|
서울대 경제학부 김찬기씨 '배리어프리' 앱 올여름 출시 목표 "장애인 안온다며 내쫓는 가게도 있어…인식 개선됐으면"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휠체어에 의지한 장애인은 외출할 때마다 계단 대신 경사로가 있고, 문턱이 낮은 공간을 찾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턱과 계단이 없는 건물이나 가게의 위치를 알려주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장애인 대학생이 있다. '배리어윙스'라는 소셜 벤처를 운영하는 김찬기(24)씨는 2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서울 전역에서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지도 앱을 올 여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척수성근육위축증'을 앓아 1급 지체장애를 얻은 서울대 경제학부 재학생이다. 그는 학내 장애동아리 '턴투에이블'(turn to able)을 만들고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마음이 맞는 동료와 관련 소셜 벤처를 차려 배리어프리 지도를 만드는 작업에 몰두 중이다. 김씨는 "기존 배리어프리 지도는 장소 정보만 있고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이용하기 불편하다"며 "초기 정보 구축 후에는 게임과 인센티브 요소를 도입해 사람들의 참여를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나만의 아바타'를 도입하고, 장소 정보를 올리면 기프티콘 등으로 변환 가능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참여자 확대를 위한 김씨의 비법이다. 김씨는 지난해 말 '한계 없는 지도 만들기, 무한궤도 서포터즈'를 운영해 서울 시내 배리어프리 장소 1천200곳의 정보를 모았다. 이달 27일까지 2차로 '캔고(Can go) 서포터즈'를 출범하고 5월 한 달간 장소 정보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강남, 신촌 등 대학생이 자주 찾는 곳뿐 아니라 서울 구석구석의 정보를 넣는 것이 목표다. 배리어프리 정보를 얻으려면 건물이나 상가 문턱 높이를 재고 매장 안 사진도 찍어야 하는데 이러한 서포터즈 활동도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김씨는 "가게 주인들이 아무리 좋은 취지라고 설명해도 협조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며 "어떤 술집에서는 '우리 가게에는 장애인이 안 오니 이런 조사 할 필요가 없다'며 내쫓았다는 얘기를 듣고 상처를 입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자체가 배리어프리를 바라보는 인식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김씨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서포터즈의 얘기를 듣고) 깨달았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 힘을 내게 된다"며 "차츰 인식이 개선돼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송혜교 친구 의사 역할의 배우처럼 별다른 설명 없이도 휠체어 탄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제약 없이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가 만든 소셜 벤처 '배리어윙스'의 뜻에는 배리어프리라는 개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자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배리어프리라는 게 장벽을 없애고 깨부수자는 느낌인데 사실 턱을 없애는 것보다 턱에 경사로만 대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어요. 배리어프리가 어려운 일이 아니라 간단한 일이고, 없앨 게 아니라 넘어가자는 생각에서 이름을 이렇게 짓게 됐습니다." srchae@yna.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