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기] ＇공짜폰＇ 中 화웨이 ＇Y6＇ 써보니…＇고성능＇ 아니지만 기본기 ＇만족＇ |
|---|
|
|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지난달 15일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에 출시한 10만원대 초저가폰 ‘Y6’의 돌풍이 무섭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Y6는 출시 16일 만에 1만대 판매를 넘어섰고, 출시 한달인 오는 15일에는 2만대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Y6의 경우 2만9900원 최저가 요금제에 가입해도 지원금을 통해 공짜폰으로 구입할 수 있다. Y6 구매자 상당수는 기존 2G(2세대), 3G(3세대) 피처폰 사용자 중 스마트폰 4G(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으로 넘어오는 가입자와 청소년, 실버세대다. 이들은 그동안 단말기 교체비와 통신비 부담 때문에 미뤄왔던 스마트폰을 이번 기회에 구입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18일부터 3주간 Y6를 사용해봤다. 제품을 사용해보기 전까지 ‘중국산’이라는 선입견 등으로 기대감은 별로 없었다. 붉은색 포장박스에 반짝이는 화웨이(HUAWEI) 로고는 다소 촌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상자를 열고 제품을 만져보자 “어라,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각형의 살짝 각진 외형과 만졌을 때의 느낌이 삼성전자 ‘갤럭시S2’와 흡사했다. 구릿빛이 도는 금속 소재 테두리는 고급스러운 느낌도 줬다. ◆ Y6, 초저가폰 기본기 ‘탄탄’…070 듀얼폰, 라디오 기능 눈에 띄네 출고가 15만4000원의 Y6를 삼성전자 갤럭시S, 갤럭시노트와 애플 아이폰6와 수평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갤럭시와 아이폰의 가격은 80만~100만원이다. 갤럭시S6 한 대 살 돈으로 Y6 8대를 살 수 있다. 그렇다고 Y6를 얕잡아본다면 오산(誤算)이다. Y6는 초저가폰이라는 포지션에 맞는 ‘기본기’를 갖췄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이동통신, 인터넷전화(070)를 둘 다 사용할 수 있는 ‘듀얼폰’이다. 밖에서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이동통신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집이나 사업장 등 와이파이가 터지는 지역일 경우 스마트폰은 인터넷전화로 변신한다. 휴대폰과 매장의 전화가 모두 필요한 소규모 자영업자에게 적합하다.
카메라도 장점이다. 최근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은 제품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Y6는 800만 화소의 후면카메라와 F2.0의 밝은 조리개를 장착해 야간이나 실내처럼 빛이 부족한 저조도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360도 파노라마 촬영’, ‘스마트 얼굴인식’, ‘사진 음성녹음’, ‘스티커 워터마크’ 등 다양한 카메라 기능을 더했다. 라디오 기능도 탑재됐다. 2000년 초반만 해도 라디오 기능이 있는 휴대폰이 많았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거나 주말 산에 오를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LTE의 발전으로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대중화됨에 따라 라디오 기능은 점차 옛 기술이 돼버렸다. Y6의 라디오 기능. 빨간색 점을 누르고 원을 돌리면 주파수를 검색할 수 있다. /박성우 기자 LG유플러스에 따르면 Y6 구매자의 라디오 기능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Y6의 라디오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어폰이 필요하다. 이어폰의 전선이 전파를 잡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라디오 앱을 실행한 뒤 빨간 점을 누르고 원을 돌리면 주파수 검색을 간단히 할 수 있다. 최근 대부분 스마트폰이 배터리를 내장한 일체형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지만, Y6는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어 편했다. 하지만 Y6를 구입할 때 제공되는 배터리는 1개뿐이다. 따라서 분리형 배터리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별도의 배터리 구입이 필요하다. ◆ 싼 요금제에 공짜폰 원하는 소비자에 ‘적합’…게임 등 고용량 앱 구동은 힘겨워 Y6는 전화통화나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주로 사용하는 학생과 어르신(효도폰)에 적합하다. 게임 등 고용량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사용하기는 어렵다. 넷마블 ‘레이븐’ 등 화려한 그래픽의 모바일 게임을 실행해 봤더니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내장 메모리가 8기가바이트(GB)이기 때문에 운영체제(OS) 용량을 빼고 나면 실제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용량은 6GB 수준이다. 안투투 앱을 사용해 Y6의 성능을 테스트 하는 모습. /박성우 기자 벤치마킹 앱인 안투투(Antutu)로 성능 테스트를 해봤다. Y6의 점수는 2만2072점이었다. 이는 갤럭시노트5(8만3944점), 갤럭시S6(8만1087점),LGG4(6만5507점)에 비해 크게 낮았다. 우수한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에겐 Y6는 적합하지 않다. Y6의 최대 강점은 부담없는 가격이다.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J5(29만7000원), J7(37만4000원)에 비해서도 저렴하다. 하지만 Y6를 한국사람 입맛에 맞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일부 성능이 앞선 J5, J7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가입자 유치를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에 공시지원금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LTE 요금제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599요금제를 가입할 경우 대부분의 중저가 단말기를 공짜로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J5는 월 2만9900원 최저가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공시지원금 14만원, 대리점 추가지원금(15%) 2만1000원을 받아 13만6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2년 약정으로 월 5700원 수준이다. 599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단말기값은 0원이다. 결론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면서 단말기를 무료로 사고 싶은 소비자라면 Y6가 ‘정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요금제의 가격을 조금 높여 599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20만~30만원대 단말기는 공짜폰이기 때문에 Y6만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박성우 기자 foxpsw@chosunbiz.com] chosunbiz.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