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시키 아타루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혁명을 추동한 인문학에 관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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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파격적이 제목이 눈길을 끈다.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사사키 아타루가 닷새 동안 혁명과 혁명을 이끈 힘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혁명을 이끈 힘을 읽기에서 찾는다. 이슬람교 선지자 모하메드, 종교개혁의 주역 루터, 모두 문학가였음을 언급하며, 문학, 특히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피력한다.
읽는 다는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시작점으로 죽음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어렵고 힘든 일임을 강조한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과거 금서를 읽고 쓰고, 번역하는 것의 어려움을 안다면 일면 이해가 간다. 종교개혁을 주도한 루터는 성경을 읽고 독일어로 번역을 해 대중이 성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루터의 노력은 종교 혁명으로 이어져 세상을 변화시켰다. 결국 책을 읽고 쓰고 다시 쓰는 것 자체가 혁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학이 정말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문학은 그 어떤 전쟁 무기 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는 사사키 아타루는 혁명은 결코 전쟁과 같은 폭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한다. 읽기와 쓰기 자체가 혁명이라는 사실이 과장된 표현일 수 있지만 역사를 돌아 보면 결코 과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평화로운 혁명은 텍스트에서 온다는 것, 텍스트가 갖고 있는 위대한 힘이 어떤 것인지 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을 휘젓는다.
최근 인문학이 화두다. 인문학에 관한 책이 서점가를 점령하고, 대중을 인문학의 자리에 끌어들인다.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게다가 인문학 자체 보다는 인문학이 무엇인가 라는 개념서와 인문학 방법론에 관한 책, 비지니스 관점의 ‘실용 인문학’ 책들이 많이 읽히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그래서 일시적인 광풍으로 끝날 것 같은 우려의 시선들이 많이 있다. 어찌됐든 인문학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삶을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된다는 것은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디 인문학 열풍이 일순간의 이벤트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사사키 아타루 / '15.3 / 출처 - 이스트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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