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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외 〈나는 누구인가?〉 - 7명의 인문학 여행
조회 : 6867 추천 : 37
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나는 누구인가 작가 : 강신주, 고미숙\|김상근\|슬라보예 지젝 출판 : 21세기북스 발매 : 2014.08.20 〈나는 누구인가〉＂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은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적인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하지 않다.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이 정해 놓은 틀 속에 갇혀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기의 정체성을 모른다는 것은 껍데기의 삶을 사는 것과 같다. 남의 옷을 빌려 입고 사는 삶 말이다. 인문학은 바로 이 문제를 건드린다. 내가 누구인가? 힐링이라는 말이 난무하고 아직도 사회적 화두로 자리잡고 있는 현실에서 보다 근본적인 치유는 자기 발견이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절대 관념적인 것은 아니다. 철저한 현실에 기반을 둔 명제다. 7인의 인문학자들의 강연을 소개한 책이 있다. 물론 주제는 인문학이다. 〈나는 누구인가〉는 동서양을 넘나드는 인문학 주제로 7명의 고수들이 화려한 말 잔치를 벌였다. 강연자 이름만 봐도 화려하다. 강신주, 고미숙, 김상근, 슬라보예 지젝, 이태수, 정용석, 최진석, 언젠가 한 번은 들었던 인물들이고 인문학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이다. 그들이 차려 놓은 인문학 잔치는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인문학 여행에 좋은 길잡이로서 역할도 톡톡히 해준다. 강신주는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자본권력을 비판하는 대중들이 다시 자본권력을 움켜 쥐고 싶어하는 이중성을 지적한다. 자본은 비판의 대상이자 숭배의 대상인 셈이다. 자본주의에 맞서고 대응할 수 있는 인문학적 태도는 사랑, 연대, 공감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본에 물들지 말 것을 조언한다. 고전평론가로 잘 알려진 고미숙은 현대인을 이해하는 세 가지 화두 몸,돈, 사랑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철학을 거침없이 쏟아 낸다. 욕망과 능력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덜 먹고, 덜 쓰고 더 덜어 내는 마이너스 건강법을 소개하고, 돈에 관해서는 화폐의 척도가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많든 적든 증여와 순환에 참여하여 돈이 흐르게 할 것을 조언한다. 서양철학에 정통한 김상근 연세대 교수는 인문학적 삶을 통한 통찰에 관한 주제에 대해 강연을 했는데 해박한 서양사를 중심으로 인문학을 풀어 가며, 인문학이 추구하는 기본가치로 돌아갈 것을 주문한다. 자기에게 진실된 삶, 이웃과 더불어 사는 도덕적인 삶,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멋진 삶과 의미있는 죽음을 위해 사는 삶이 진정한 인문학적 삶이라고 강조한다. 정리하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발견, 타인과 더불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통찰, 그리고 죽을 때 후회없는 모습으로 삶과 이별로 요약할 수 있다.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은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천착한다. 특별한 대안을 내놓기 보다는 철학적 시각에서 문제의 현상과 원인을 지적한다. 압축 고도 성장으로 경제적 부를 향유 하지만, 개인들의 일상은 사막화 되어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으며,고용은 취약해져 끝없는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인들을 안타까워한다. 글로벌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너무도 헌신적으로 자신의 목표(자본확대)에 매몰되어 세계를 파괴하는 것조차 잊고 있는, 그래서 자본주의를 변태적인 헌신이라고 정의한다. 최근 뜨고 있는 최진석 교수는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역설한다. 이성이나 이념에 매몰되어 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살아가는 삶을 인문학적 삶이라고 한다. 나의 주체성, 나의 존재성, 나의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외부의 압력에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람이 죽기 전까지 절대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자기에 대한 사랑과 무한 신뢰임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자가 아닌 의학 생물학 분야 전문가인 정용석 교수가 등장하여, 과학을 매개로 인문학에 접근한다. 인간은 기적이 만들어 놓은 산물임을 강조하는데, 우리 인간은 10의 422승분의 1의 초미세 확률에 해당할 만큼 정체성과 고유성이 유일무의 하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고유함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으로 발전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이타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타가 이기를 궁극적인 이기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남을 돕는 일이 결국은 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길임을 600만년동안 이어져 온 지혜의 산물이라고 전한다. 7가지 각기 다른 주제의 인문학 강의지만 대상은 역시 인간에 방점이 찍혀져 있다. 내가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해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제각각 접근 하지만, 결론은 자신의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고 살아가는 것,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참된 인문학적 삶임을 발견하게 된다. 과거 르네상스 시대가 인문학의 꽃이 필 때라면, 지금은 인문학의 침체기를 지나 인문학이 부흥의 길로 접어든 때가 아닌가 싶다. 그 만큼 삶은 피폐해지고, 혼돈의 세월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하여간 다 접어 두고,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이 쉽게 식지 않고 지속된다면 다행이겠지만, 초스피드 시대에 인문학조차도 유행처럼 번지다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나는 누구인가〉 / 강신주 외 / 출처 : ＇14.11 By 이스트힐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4-12-15 오후 8:47:22

강신주 외 〈나는 누구인가?〉 - 7명의 인문학 여행

조회 :: 6867
추천 :: 37

나는 누구인가
작가 : 강신주, 고미숙|김상근|슬라보예 지젝
출판 : 21세기북스
발매 : 2014.08.20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은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적인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하지 않다.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이 정해 놓은 틀 속에 갇혀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기의 정체성을 모른다는 것은 껍데기의 삶을 사는 것과 같다. 남의 옷을 빌려 입고 사는 삶 말이다. 인문학은 바로 이 문제를 건드린다. 내가 누구인가? 힐링이라는 말이 난무하고 아직도 사회적 화두로 자리잡고 있는 현실에서 보다 근본적인 치유는 자기 발견이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절대 관념적인 것은 아니다. 철저한 현실에 기반을 둔 명제다.

7인의 인문학자들의 강연을 소개한 책이 있다. 물론 주제는 인문학이다. 〈나는 누구인가〉는 동서양을 넘나드는 인문학 주제로 7명의 고수들이 화려한 말 잔치를 벌였다. 강연자 이름만 봐도 화려하다. 강신주, 고미숙, 김상근, 슬라보예 지젝, 이태수, 정용석, 최진석, 언젠가 한 번은 들었던 인물들이고 인문학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이다. 그들이 차려 놓은 인문학 잔치는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인문학 여행에 좋은 길잡이로서 역할도 톡톡히 해준다.

강신주는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자본권력을 비판하는 대중들이 다시 자본권력을 움켜 쥐고 싶어하는 이중성을 지적한다. 자본은 비판의 대상이자 숭배의 대상인 셈이다. 자본주의에 맞서고 대응할 수 있는 인문학적 태도는 사랑, 연대, 공감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본에 물들지 말 것을 조언한다. 고전평론가로 잘 알려진 고미숙은 현대인을 이해하는 세 가지 화두 몸,돈, 사랑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철학을 거침없이 쏟아 낸다. 욕망과 능력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덜 먹고, 덜 쓰고 더 덜어 내는 마이너스 건강법을 소개하고, 돈에 관해서는 화폐의 척도가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많든 적든 증여와 순환에 참여하여 돈이 흐르게 할 것을 조언한다. 서양철학에 정통한 김상근 연세대 교수는 인문학적 삶을 통한 통찰에 관한 주제에 대해 강연을 했는데 해박한 서양사를 중심으로 인문학을 풀어 가며, 인문학이 추구하는 기본가치로 돌아갈 것을 주문한다. 자기에게 진실된 삶, 이웃과 더불어 사는 도덕적인 삶,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멋진 삶과 의미있는 죽음을 위해 사는 삶이 진정한 인문학적 삶이라고 강조한다. 정리하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발견, 타인과 더불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통찰, 그리고 죽을 때 후회없는 모습으로 삶과 이별로 요약할 수 있다.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은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천착한다. 특별한 대안을 내놓기 보다는 철학적 시각에서 문제의 현상과 원인을 지적한다. 압축 고도 성장으로 경제적 부를 향유 하지만, 개인들의 일상은 사막화 되어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으며,고용은 취약해져 끝없는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인들을 안타까워한다. 글로벌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너무도 헌신적으로 자신의 목표(자본확대)에 매몰되어 세계를 파괴하는 것조차 잊고 있는, 그래서 자본주의를 변태적인 헌신이라고 정의한다. 최근 뜨고 있는 최진석 교수는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역설한다. 이성이나 이념에 매몰되어 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살아가는 삶을 인문학적 삶이라고 한다. 나의 주체성, 나의 존재성, 나의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외부의 압력에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람이 죽기 전까지 절대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자기에 대한 사랑과 무한 신뢰임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자가 아닌 의학 생물학 분야 전문가인 정용석 교수가 등장하여, 과학을 매개로 인문학에 접근한다. 인간은 기적이 만들어 놓은 산물임을 강조하는데, 우리 인간은 10의 422승분의 1의 초미세 확률에 해당할 만큼 정체성과 고유성이 유일무의 하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고유함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으로 발전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이타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타가 이기를 궁극적인 이기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남을 돕는 일이 결국은 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길임을 600만년동안 이어져 온 지혜의 산물이라고 전한다.

7가지 각기 다른 주제의 인문학 강의지만 대상은 역시 인간에 방점이 찍혀져 있다. 내가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해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제각각 접근 하지만, 결론은 자신의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고 살아가는 것,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참된 인문학적 삶임을 발견하게 된다. 과거 르네상스 시대가 인문학의 꽃이 필 때라면, 지금은 인문학의 침체기를 지나 인문학이 부흥의 길로 접어든 때가 아닌가 싶다. 그 만큼 삶은 피폐해지고, 혼돈의 세월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하여간 다 접어 두고,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이 쉽게 식지 않고 지속된다면 다행이겠지만, 초스피드 시대에 인문학조차도 유행처럼 번지다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