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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 〈호모쿵푸스〉 - 공부의 달인? 누구나 될 수 있다.
조회 : 6615 추천 : 30
fjrigjwwe9r1UNIMO_MULTIBOARD:Brd_Contents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작가 : 고미숙 출판 : 북드라망 발매 : 2012.08.31 〈호모 쿵푸스〉 저자의 거칠 것 없는 파격적인 어투가 결코 경박스럽게 느껴 지지 않고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책이 있다. 이름하여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북드라망,＇쿵푸스＇에서 전달되는 어감도 무림강호의 냄새가 풍긴다. 하여간 제목부터 내용에 이르기 까지 신선과 파격으로 독자의 시선을 확 잡아 당긴다. 이 책의 저자는 고전 평론가 고미숙이다. 이름은 수없이 들어봤지만 고 작가의 책을 접하기는 이 번이 처음이다. 얼마 전 읽은 〈이젠 함께 읽기다〉(북바이북 2014.8)에서 소개된 책이라 관심을 갖고 읽어 보았고, 작위적이지 않고 담백한 시원시원한 문체가 마음에 들어 저자의 다른 책들도 주문해서 읽고 있다. 인문학자가 대체로 그러하듯이, 저자도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어렵게 공부해 지금 인문학자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가난은 삶을 좀더 진지하고 깊숙이 바라보게 하는 어떤 힘이 있는 듯 하다. 정작 저자는 이름을 날린다라는 표현을 좋아 하진 않을 듯하다.소위 출세 따위를 위해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 공부를 즐기다 보니 책을 쓰게 되고 좋은 책을 쓰다보니 인문학 분야에선 알아주는 작가로 자연스럽게 명성을 얻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적나라하게 짚어 주고 우리사회 교육시스템에 대해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리는 책이다. 직설화법과 단적인 표현으로 무장한 이 책은 독자에게 공부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저자는 공부에 대해 왜 이렇게 단정적이고 단호할까? 이는 고미숙 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궤적을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공부보다는 밥 문제 해결이 시급했을 상황이었을 텐데, 저자는 1년도 되지 않아 직장을 때려 치고 과감히 백수의 삶을 선택하고 공부에 매진해 고전시가로 국문학 박사학위를 땄다고 한다. 열정이나 두뇌만 가지고 공부를 잘 할 순 없기에 분명 공부운명을 타고났을 것이다. 일단 저자의 공부철학은 ＇즐김＇이다. 강요와 억압에 의한 공부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즐거운 공부 말이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실현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저자도 이를 지적한다. 점수와 서열로 모든 것이 이루어 지는, 심히 후진적으로 꼬여 있는 상황으로 제도권 교육은 이미 교육의 기능을 상실하고 대학입학 준비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 초등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대학관문, 소위 유명대학, 조금 양보하면 적어도 ＇인서울＇ 대학은 들어가야 한다는 한 가지 목표만이 있을 뿐이다. 대학은 어떠한가? 이름이나 지역과 상관없이 전국에 있는 대학생들은 취직에 매몰되어 있다. 대학은 취업준비 학원으로 전략한지 오래다. 자본의 저주가 아닌가? 저자는 현재 우리 대학을 토론은 사라지고, 지식의 공간도 사라진 죽은 대학이라고 일갈한다.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 대학을 죽은 대학이라 표현한 것은 결코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저자는 공부에 대해 일반인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오해를 조목조목 짚어 간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라는 말은 아이들을 공부 시키기위해 부모들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수사다. 그런데 이 말은 시쳇말로 뻥&구라라고 한다. 공부에는 때가 없다라고 일갈한다. 나이들어서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고 하는데 최근에 저자의 고전 강연에 4 50대 아줌마들이 강당을 가득 메운다고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가한 모양이다. 오히려 청소년과 나이든 노년층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공부 공간의 필요성일 피력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을 통해 공부는 절대 청소년기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공유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그 때란 숨을 쉬고 있는 때, 그 때가 공부할 때라고... 두 번째 오해는 독서와 공부를 별개로 취급하는 생각이라고 한다. 청소년기에 책을 읽으면 부모들이 공부하지 무슨 책만 읽느냐고 하는데, 무식해도 한참 무식한 이야기란다. 영어단어 하나 외우고, 수학공식 외우는 공부보다 더 유익하고 중요한 공부는 독서를 통해 이루어진단다. 논술도 無에서 글이 나올 수 없을 터, 읽어야 알 수 있고, 알아야 쓸게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읽는 책이 ＇논술 잘하는 법＇, ＇논술 길라잡이＇를 읽고 있는 것은 더욱 웃기는 풍경이다. 그러니 학생들 논술 내용이나 형식이 천편일률로 창의적인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 대부분의 학생과 부모들은 공부와 성적을 동일시하며, 바로 성적과 연결되지 않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엄청난 오해라고 저자는 거품을 문다. 독서 예찬론자로서 속이 시원하다. 저자는 고전에서 배우는 미래의 공부법을 소개했는데 역시 독서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리고 〈이젠 함께 읽기다〉(북바이북 ＇14.9.15)에서 목소리 높였던 공동체에서 함께 읽기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코뮌을 통해 세미나를 열고,읽기, 쓰기, 암송을 통해 진정한 공부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음을 역설한다. 〈호모 쿵푸스〉의 고미숙 작가나 〈이젠 함께 읽기다〉의 김민영작가 外 모두 학당을 운영한다. 남산강학원이나 숭례문 학당 모두 공부 공동체 코뮌에서 함께함으로 이루어진 힘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의견과 토론이 이루어지고 구술과 암송을 통해 인문학의 깊이를 탐험해보는 일련의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유한다. 공부의 달인을 위한 특수한 DNA는 없는 것 같다. 그게 존재한다면 우린 좌절할 수 밖에 없다. 적어도 공부 DNA는 인간이라면 모두가 공유하는 착한 DNA 임이 틀림없다. 고졸로 스스로 인문학에 심취하여 달인의 경지에 도달한 무림고수가 실제 존재한다. 일반 직장에서 부장직함을 달고 있는 김태훈작가는 이순신만 연구하여 〈이순신이 있었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무학의 통찰은 사방에 존재하며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그래서 공부란 대학이 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결단만 하면 할 수 있다. 공동체에서라면 더욱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겠다. 책과 씨름하고 사유하고 글을 쓰는 것도 대단한 공부가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책을 일고 서평을 쓰고 있다. 기분 좋은 일이다. 〈호모 쿵푸스〉 / 고민숙 / 출처 : ＇14.11 by 이스트힐
작성자 : 유니모 날짜 : 2014-12-15 오후 8:45:21

고미숙 〈호모쿵푸스〉 - 공부의 달인? 누구나 될 수 있다.

조회 :: 6615
추천 :: 30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작가 : 고미숙
출판 : 북드라망
발매 : 2012.08.31

〈호모 쿵푸스〉

저자의 거칠 것 없는 파격적인 어투가 결코 경박스럽게 느껴 지지 않고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책이 있다. 이름하여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북드라망,＇쿵푸스＇에서 전달되는 어감도 무림강호의 냄새가 풍긴다. 하여간 제목부터 내용에 이르기 까지 신선과 파격으로 독자의 시선을 확 잡아 당긴다. 이 책의 저자는 고전 평론가 고미숙이다. 이름은 수없이 들어봤지만 고 작가의 책을 접하기는 이 번이 처음이다. 얼마 전 읽은 〈이젠 함께 읽기다〉(북바이북 2014.8)에서 소개된 책이라 관심을 갖고 읽어 보았고, 작위적이지 않고 담백한 시원시원한 문체가 마음에 들어 저자의 다른 책들도 주문해서 읽고 있다.

인문학자가 대체로 그러하듯이, 저자도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어렵게 공부해 지금 인문학자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가난은 삶을 좀더 진지하고 깊숙이 바라보게 하는 어떤 힘이 있는 듯 하다. 정작 저자는 이름을 날린다라는 표현을 좋아 하진 않을 듯하다.소위 출세 따위를 위해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 공부를 즐기다 보니 책을 쓰게 되고 좋은 책을 쓰다보니 인문학 분야에선 알아주는 작가로 자연스럽게 명성을 얻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적나라하게 짚어 주고 우리사회 교육시스템에 대해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리는 책이다. 직설화법과 단적인 표현으로 무장한 이 책은 독자에게 공부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저자는 공부에 대해 왜 이렇게 단정적이고 단호할까? 이는 고미숙 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궤적을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공부보다는 밥 문제 해결이 시급했을 상황이었을 텐데, 저자는 1년도 되지 않아 직장을 때려 치고 과감히 백수의 삶을 선택하고 공부에 매진해 고전시가로 국문학 박사학위를 땄다고 한다. 열정이나 두뇌만 가지고 공부를 잘 할 순 없기에 분명 공부운명을 타고났을 것이다.

일단 저자의 공부철학은 ＇즐김＇이다. 강요와 억압에 의한 공부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즐거운 공부 말이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실현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저자도 이를 지적한다. 점수와 서열로 모든 것이 이루어 지는, 심히 후진적으로 꼬여 있는 상황으로 제도권 교육은 이미 교육의 기능을 상실하고 대학입학 준비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 초등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대학관문, 소위 유명대학, 조금 양보하면 적어도 ＇인서울＇ 대학은 들어가야 한다는 한 가지 목표만이 있을 뿐이다. 대학은 어떠한가? 이름이나 지역과 상관없이 전국에 있는 대학생들은 취직에 매몰되어 있다. 대학은 취업준비 학원으로 전략한지 오래다. 자본의 저주가 아닌가? 저자는 현재 우리 대학을 토론은 사라지고, 지식의 공간도 사라진 죽은 대학이라고 일갈한다.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 대학을 죽은 대학이라 표현한 것은 결코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저자는 공부에 대해 일반인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오해를 조목조목 짚어 간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라는 말은 아이들을 공부 시키기위해 부모들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수사다. 그런데 이 말은 시쳇말로 뻥&구라라고 한다. 공부에는 때가 없다라고 일갈한다. 나이들어서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고 하는데 최근에 저자의 고전 강연에 4 50대 아줌마들이 강당을 가득 메운다고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가한 모양이다. 오히려 청소년과 나이든 노년층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공부 공간의 필요성일 피력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을 통해 공부는 절대 청소년기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공유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그 때란 숨을 쉬고 있는 때, 그 때가 공부할 때라고...

두 번째 오해는 독서와 공부를 별개로 취급하는 생각이라고 한다. 청소년기에 책을 읽으면 부모들이 공부하지 무슨 책만 읽느냐고 하는데, 무식해도 한참 무식한 이야기란다. 영어단어 하나 외우고, 수학공식 외우는 공부보다 더 유익하고 중요한 공부는 독서를 통해 이루어진단다. 논술도 無에서 글이 나올 수 없을 터, 읽어야 알 수 있고, 알아야 쓸게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읽는 책이 ＇논술 잘하는 법＇, ＇논술 길라잡이＇를 읽고 있는 것은 더욱 웃기는 풍경이다. 그러니 학생들 논술 내용이나 형식이 천편일률로 창의적인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 대부분의 학생과 부모들은 공부와 성적을 동일시하며, 바로 성적과 연결되지 않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엄청난 오해라고 저자는 거품을 문다. 독서 예찬론자로서 속이 시원하다.

저자는 고전에서 배우는 미래의 공부법을 소개했는데 역시 독서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리고 〈이젠 함께 읽기다〉(북바이북 ＇14.9.15)에서 목소리 높였던 공동체에서 함께 읽기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코뮌을 통해 세미나를 열고,읽기, 쓰기, 암송을 통해 진정한 공부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음을 역설한다. 〈호모 쿵푸스〉의 고미숙 작가나 〈이젠 함께 읽기다〉의 김민영작가 外 모두 학당을 운영한다. 남산강학원이나 숭례문 학당 모두 공부 공동체 코뮌에서 함께함으로 이루어진 힘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의견과 토론이 이루어지고 구술과 암송을 통해 인문학의 깊이를 탐험해보는 일련의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유한다.

공부의 달인을 위한 특수한 DNA는 없는 것 같다. 그게 존재한다면 우린 좌절할 수 밖에 없다. 적어도 공부 DNA는 인간이라면 모두가 공유하는 착한 DNA 임이 틀림없다. 고졸로 스스로 인문학에 심취하여 달인의 경지에 도달한 무림고수가 실제 존재한다. 일반 직장에서 부장직함을 달고 있는 김태훈작가는 이순신만 연구하여 〈이순신이 있었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무학의 통찰은 사방에 존재하며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그래서 공부란 대학이 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결단만 하면 할 수 있다. 공동체에서라면 더욱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겠다. 책과 씨름하고 사유하고 글을 쓰는 것도 대단한 공부가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책을 일고 서평을 쓰고 있다. 기분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