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고객을 대상으로 내년에 출시되는 갤럭시S8이나 노트8으로 갈아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 회사는 “노트7 교환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했다”며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24일 발표했다. 정확하게는 중고폰을 되사주는 프로그램이다.
절차는 이렇다. 노트7을 일단 24개월 할부로 S7이나 S7엣지로 바꾼 뒤 12개월 동안 할부금을 내고 쓴다. 내년 이맘때 S8이나 노트8으로 폰을 바꾸고 싶으면 쓰던 S7을 반납한다. 삼성전자는 쓰던 폰을 받는 대신 잔여 할부금(12개월 어치)을 면제해 준다. 1년 쓴 중고폰을 반값에 되사주겠다는 약속인 셈이다.
이런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은 몇몇 이동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이미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에도 ‘갤럭시 클럽’이라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이 있다. 자사 신제품으로 갈아타는 걸 전제로 1년 쓴 중고폰을 반값에 사준다는 내용은 비슷하다. 하지만 ▶이런 보상 프로그램은 보통 출시 2개월이 안 된 신형 스마트폰에만 적용되는데다 ▶갤럭시클럽 월 이용료 7700원도 받지 않으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우선 접수권이나 액정수리 비용 절반 할인(2회 한정) 등의 혜택은 똑같이 준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보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단종 이후 삼성전자가 노트7 고객에게 제공하는 보상과 선택의 폭은 갈수록 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교환·환불 속도가 너무 지지부진해 삼성전자가 마음이 급해졌다”고 보고 있다. 2차 리콜이 시작된 지 열흘이 넘은 24일까지 노트7을 교환·환불한 고객은 10%에 불과하다. 국내에 풀린 55만대의 노트7 중 50만대 가량이 시중에 남아있는 셈이다. 노트7 사태를 최대한 빨리 매듭짓고 다음 걸음을 내딛고 싶은 삼성전자로선 발을 동동 굴릴만한 일이다.
내년 신제품 연계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도 그래서다. 노트7 고객이 교환·환불에 나서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꿀만한 폰이 없어서”라고 분석한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들 중에는 “노트7보다 사양이 떨어지는 S7을 쓰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아이폰을 쓰자니 운영체제(OS)를 바꾸기가 귀찮다. 다른 제조사 폰들은 딱히 눈에 차지 않는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 다른 선택권이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나은 상황”이라며 “이런 대책이 좀더 일찍 나왔으면 교환률이 지금보단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7이 21일 국내에 상륙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노트7 기존 고객을 붙잡아야 하는 것도 추가 보상 프로그램이 나온 배경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7 시리즈는 국내 출시 나흘 만에 20만대가 넘게 팔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아이폰7) 판매량은 노트7의 출시 초기 열풍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번 사태가 아니었다면 노트7을 샀을 고객 상당 수는 대화면 폰인 아이폰7플러스나 LG전자 V20 등으로 갈아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계는 이번 보상 프로그램으로 요지부동이던 노트7 고객의 일부가 교환에 적극 나서게 될지, 이들 중 얼마가 S7 교환을 선택할 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금껏 노트7을 쓰고 있는 고객의 상당수는 삼성전자의 추가 보상 프로그램을 기다리고 있었을 충성 고객”이라며 “ 이들 충성 고객에겐 삼성 진영에 남아있을 만한 충분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