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갤럭시S5, 10만원대, 먼저 산 사람 바보” “보조금 대란, 공짜폰 기습 부활.”
작년 초 수시로 신문과 포털 메인 화면을 도배한 제목들이다. 자고 나면 터지는 휴대전화 ‘지원금 대란’ 뉴스에 같은 단말기를 먼저 구매한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트려야 했다. 시간과 장소, 사람에 따라 200~300%까지 차이가 나는 지원금 격차에 ‘폰테크 족(族)’까지 성행했다. 번호이동 가입자에게만 쏠리는 지원금 탓에 신제품 출시철만 되면 다른 이통사로 갈아타는 ‘메뚜기 족(族)’도 적지 않았다. 불과 1년 전 국내 휴대폰 시장의 풍속도였다.
◇단말기 소비 거품 빼자
작년 10월 1일.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취지는 ‘소비의 거품 빼기’다. 사업자들의 마케팅을 같은 휴대폰에 같은 요금제, 번호이동뿐 아니라 기기변경 가입 시에도 같은 지원금을 주도록 하는 방향으로 바꿔 이용자 차별행위를 막고 시장을 정상화하자는 의미다.
그러나 시행 초반부터 거센 역풍에 시달려야 했다. 단말기 유통법 탓에 이통사들의 지원금이 하향 평준화돼 이용자들의 구매비용이 올라가고 장사가 안돼 유통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법 시행 1년이 돼가는 지금은 어떨까.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소비패턴이 확 바뀌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전 6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 비중은 33.9%에 달했지만, 지난 7월에는 불과 2.3%의 이용자만이 6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를 선택했다. 번호이동과 고가 요금제에 집중됐던 지원금이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와 기기변경 가입자에게도 적절히 분배되면서 합리적 소비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가입자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기존 12% 할인율을 20%로 상향 조정한 뒤 ‘요금할인’을 선택한 가입자 수가 하루평균 1만2000명에 달한다.
시장 흐름의 변화와 더불어 이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휴대폰 구입비 부담도 낮아졌다. 이동통신 3사의 단말기 판매 비중에 따르면, 40만원 미만의 보급형 휴대폰을 구매하던 이용자는 18%에 불과했으나, 지난 7월에는 28%로 급증했다. 70만원 이상 고가폰을 선택하는 이용자도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전에는 54.4%에 달했으나, 지난 7월에는 49.3%로 줄어들었다.
휴대폰 출고가 인하도 이어지고 있다. 초기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어섰던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80만원선(갤럭시노트5)으로 떨어졌으며, SK텔레콤 ‘루나’와 같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보급형 프리미엄폰까지 등장했다.
◇ 통신요금 내려갔는데, 사라지지 않는 소비자 불만 왜?
이 같은 지표에도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과거 일부 이용자들이 누린 ‘게릴라성 고액 불법 지원금’을 전체 이용자들이 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착각하는 ‘기억의 착시 효과’라는 지적부터 단말기 구매 체감 비용이 여전히 높다는 불만도 나온다. 단말기 유통법이 정한 지원금 상한선(현재 33만원)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 시행으로 휴대전화 시장에서 자율적인 마케팅이 사라지면서 휴대전화 시장이 전체적으로 활력을 잃었다는 점도 부작용으로 꼽힌다. 가령, 가족결합 할인, 중고폰 선보상 제도와 같이 요금할인 효과와 단말기 구매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마케팅 활동도 위법 논란이 제기되면서 일시 폐지됐던 게 대표적인 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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