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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대신하라＇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20일 국내 서비스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MP3플레이어, TV, 카메라 등 각종 기기의 기능을 스마트폰 하나에 넣은 것처럼 이번엔 지갑을 삼키겠다는 전략이다.
◇＂언제 어디서나＂…범용성 강점 ＇삼성페이＇ 출격
이날 삼성페이를 써 본 국내 소비자들은 간단한 가입절차와 사용처가 많다는 점에 점수를 줬다.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 등 총 4개.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페이 앱에 들어가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내 모든 카드를 쓸 수 있다.
기자가 사용하던 갤럭시S6 엣지로 삼성페이를 써봤다. 개인정보 입력 후 문자메시지로 본인인증을 하니 가입이 끝났다. 본인 명의 카드를 등록하면서 카드 사진만 찍어주면 된다. 카메라로 카드번호 등 정보를 추출하기 때문에 숫자를 일일이 입력할 필요가 없다.
지문등록은 필수다. 카드를 사용할 때 본인 확인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 스마트폰을 분실해도 카드 도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점심 무렵 구형 POS기가 놓여있는 식당을 찾았다. 설렁탕 가격 7000원을 카드로 결제한다고 주인에게 말하면서 스마트폰 화면 아랫부분을 위로 쭉 밀자 카드가 화면에 나온다. 손가락을 대니 결제기능이 활성화됐다. 주인에게 스마트폰을 내밀자 ＂저희 식당은 작아서 스마트폰 결제가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휴대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고 재촉하자 주인은 의심스런 눈초리로 결제기에 스마트폰을 댔다. 실제 카드를 긁는 것과 똑같은 절차가 진행됐다. 사인을 하고 결제 끝. 10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다. 주인은 ＂이런 서비스는 처음 본다＂며 신기해했다.
삼성페이가 작은 식당에서도 이용이 가능한 것은 애플페이 등 타사 모바일결제 서비스들이 주로 사용하는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뿐 아니라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도 탑재했기 때문. 기존 카드 결제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 더 많은 소비자와 가맹점들이 모바일 결제에 참여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주요 시장인 북미 지역 대부분 상점도 NFC보다 마그네틱 단말기가 보편화 돼 있어 삼성페이 확대에 유리하다.
유의형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른 페이 서비스가 가지지 못하는 마그네틱 카드로의 범용성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가질 수 있는 비교 우위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결제를 하기 위해 계산대 앞에 섰을 때부터 지문을 인식해 삼성페이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수 초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건네는 것과 비교하면 사소한 차이지만, 상황에 따라 불편함이 될 수도 있다.
교통카드 겸용 카드라고 하더라도 교통카드 기능은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인터넷 결제를 지원하는 카드는 아직 삼성카드 하나고 모바일결제를 할 수 있는 사이트도 아직 많지 않은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결제 습관을 바꿔라＂ 마케팅 총공세…구글 안드로이드 페이 ＇맞수＇
삼성페이의 성공은 지갑을 쓰던 오랜 습관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달려있다. 디지털기기에 돈을 맡기는 데 대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제 카드번호 대신 별도의 가상 카드번호인 토큰을 이용해 결제 정보를 보호하고 지문이나 비밀번호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카드번호 등 개인 결제 정보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페이는 모바일 결제 확산을 위해 카드사들과 제휴, 마케팅 공세에 나선다. ＇갤럭시노트5＇ 등 구매 후 ＇삼성페이＇에 가입하면 무선 충전기 등을 증정하고 ＇삼성 페이＇ 결제 건수 당 1000원씩 최대 1만원을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편 오는 10월 구글의 ＇안드로이드 페이＇가 탑재된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모바일 결제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 스마트폰 사용자만 관련 페이 서비스를 쓸 수 있다. 하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를 지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향후 다양한 멤버십·교통카드 서비스를 지원해 결제에서부터 포인트 적립, 대중교통 이용까지 지갑 없이도 자유로운 모바일 라이프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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