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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 810 프로세서는 올 한 해 퀄컴의 주력 무기가 될 모바일 프로세서다. 퀄컴이 스마트폰의 모뎀과 프로세서 시장을 꽉 쥐고 있기 때문에 퀄컴이 어떤 제품을 내놓느냐는 한 해 스마트폰 시장의 뼈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그 프로세서가 출발선부터 잡음이 끼기 시작했다.
스냅드래곤810은 4개의 고성능 코어텍스A57, 또 다른 4개의 저전력 코어텍스A53 프로세서를 하나의 칩 안에 넣는다. 그리고 응용프로그램이 필요할 때마다 양쪽 칩셋을 오가는 방식이다. 이른바 ARM이 이야기하는 빅리틀(bigLITTLE) 기술이다.
퀄컴은 최근 몇년동안 ARM으로 프로세서 명령어 세트를 기반으로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 제품을 찍어냈다. 퀄컴의 ‘크레잇(Krait)’ 아키텍처는 성능과 열, 전력 효율이 좋아서 스냅드래곤S4부터 800, 801, 805까지 꽤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던 칩이다. 하지만 퀄컴도 새 아키텍처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64비트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퀄컴의 선택은 설계부터 새로 하는 것 대신 ARM의 코어텍스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칩을 새로 그리기로 했다. 거의 3년만의 큼직한 세대교체인 셈이다.
이 칩은 시장에 나오기도 전부터 구설에 올랐다. 발열 문제다. 벤치마크 테스트 등을 통해 이 칩의 성능이 좋기는 하지만 그만큼 열이 난다는 것이다. 실제 스냅드래곤 810이 들어간 초기 제품을 써본 이들은 최근에 나오는 제품에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최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벌써부터 스냅드래곤 810의 수정판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1월22일 묘한 두 가지 소식이 전해졌다. 하나는 “삼성전자가 스냅드래곤 810 프로세서의 발열 때문에 갤럭시S6에는 퀄컴의 칩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LG전자가 스냅드래곤 810 프로세서를 쓴 스마트폰 ‘G플렉스2’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의 주력 모델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와 함께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함께 넣는 전략을 쓴다. 지역에 따라, 통신사에 따라 프로세서가 다르게 들어가는 정책을 썼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퀄컴이 칩셋 공급에 대한 안정을 주는 중요한 파트너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모뎀 개발이 늦어질 때마다 스스로 개발한 엑시노스의 공급을 밀어내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최근 삼성은 3개의 광대역 주파수를 묶어 6배 빠른 LTE 신호를 잡을 수 있는 카테고리9 모뎀을 개발했다. 퀄컴에 모뎀을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CPU 농사만 잘 된다면 삼성으로서도 칩셋 경쟁을 해볼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퀄컴의 프로세서에 대한 불안감은 삼성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삼성이 엑시노스7 프로세서를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한다면 갤럭시S6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 사이 LG전자는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를 넣은 스마트폰 ‘G플렉스2’를 발표했다. 1월22일 열린 제품 발표회에서도 이 프로세서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LG전자가 발열 논란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우람찬 LG전자 MC사업본부 MC상품기획FD 상무를 통해 “3개월간 테스트를 다 해 본 결과, 굉장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고 기존 폰보다 열이 더 안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의 발열은 그 동안 온갖 소문으로 번져왔다. 발표 현장에서도 딱히 제품 발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진 않았다. 이제 LG전자가 스냅드래곤810을 넣은 제품 출시를 확정지은 만큼 실제 성능과 발열을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G플렉스2가 발열에 대한 불안을 깨끗이 해소해줄지 지켜볼 일이다. G플렉스2는 1월30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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