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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0일(한국시간) 공개한 4.7인치 디스플레이의 아이폰6와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애플 홈페이지)
대화면-NFC 등 새 기능 메리트 없어...국내 초기수요 30만대 안팎일 것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지난 10일(한국시간) 공개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향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에선 애플이 아이폰6로 뒤늦게 ＇패블릿＇(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시장에선 어느 정도 수요를 창출할 수 있지만, 국내에선 ＇아이폰 마니아＇의 기기교체 수요 외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분석의 핵심에는 바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있다. 아이폰6의 국내 출고시점은 단통법 시행 이후인 10월 하순으로 예상된다. 단통법에 따라 통신사는 보조금 상한선을 공시해야 하는데, 애플은 제조사 보조금(판매장려금)을 별도로 쓰지 않는다. 아이폰6가 그만큼 국내 스마트폰에 비해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더구나 경쟁자인 삼성전자가 신작 ＇갤럭시 노트4＇의 출고가를 낮출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또 국내 스마트폰 콘텐츠 시장이 이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 똑같은 대화면만으로 안드로이드 패블릿 이용자가 아이폰6로 넘어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아이폰6가 적어도 국내 시장에선 ＇찻잔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단통법 ＇분리공시제＇…판매장려금 없는 아이폰 국내선 ＇시장성＇ 떨어져
일부에선 아이폰6가 기존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작은 화면을 보완,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화면으로 무장한 만큼 새로운 이용자를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6가 ＇LTE 기반 음성통화＇(VoLTE) 기능을 지원하면서, 통신3위 LG유플러스도 아이폰 판매대열에 뛰어들 수 있는 만큼 판매처가 1곳 더 늘어난 점도 호재다.
그러나 10월부터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생기는 시장환경 변화가 아이폰6의 국내 수요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더 우세하다. 단통법에 따라 통신사는 보조금 상한선을 공시해야 하며, 특히 보조금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의 판매장려금과 통신사의 보조금을 구분해 표시해야 한다. 그런데 애플은 충성도 높은 브랜드의 힘을 앞세워 제조사 판매장려금을 별도로 쓰지 않는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로선 판매장려금을 지원하지 않는 애플의 ＇아이폰6＇에 대해 더 많은 보조금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단통법에 맞춰 제조사 판매장려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며 ＂따라서 아이폰6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나 대화면을 선호하는 일부 여성층 위주로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국내 제조사의 판매장려금은 10만~20만원에 달하는데, 아이폰의 브랜드 충성도가 아무리 좋다해도 이런 조건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이폰6를 판매할 수 있게 된 LG유플러스도 ＂유명 스마트폰 제품 구색을 갖추게 된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단독 출시가 아니라 통신3사에서 모두 출시되는만큼 기존 아이폰 수요 중에서 ＇3분의 1＇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자사의 국내 판매관련 수치를 공개하지 않으며, 통신사에서도 애플과 계약조건을 이유로 구체적 아이폰 사용자 수치 공개를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현재 아이폰 국내 사용자가 200만명대로 3900만명선인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5%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아이폰6 출시 초기 교체 수요는 최대 30만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불법 보조금을 엄단하는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최근 신제품 출시에 따른 번호이동 시장이 안정돼 있다＂며 ＂지난 7~8월 번호이동이 50~60만명인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극단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번호이동 인구를 절반씩 나눈다고 거칠게 가정해도 최대 30만명의 아이폰 교체수요가 발생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연간 총 1000만명선인 번호이동 인구 가운데 애플의 5%대 시장점유율을 감안하면 연 50만대 판매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아이폰6 더 싸다? 아이폰6+가 갤럭시노트4의 경쟁 상대＂
16기가(GB)·64GB·128GB의 3종류인 아이폰6의 미국 현지 기준 가격은 약정없이 구매하면 649~849달러다. 한화로 약 67만원에서 88만원 사이다. 아이폰6는 이전 모델인 아이폰5S의 주력이었던 32GB 사양이 없다. 따라서 한화로 77만원선인 64GB 사양이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갤럭시 노트4는 90만원 대에서 출고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아이폰6가 10만원 이상 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5.7인치인 갤럭시 노트4의 경쟁상대는 4.7인치 화면의 아이폰6가 아니라 5.5인치의 아이폰6 플러스라는 반론도 통신업계에서 나온다. 아이폰6의 경쟁상대는 출고가 74만8000원인 갤럭시 알파라는 것이다. 64GB 사양 아이폰6 플러스는 약정없는 미국 내 가격이 949달러로 한화 98만원에 달한다. 이는 세전 가격으로 국내에서 출시되면 아이폰6 플러스는 10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아이폰6 64GB 사양도 과거 아이폰5S의 경우를 참고할 때, 국내 출고가는 90만원대 중반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출고가는 출시 하루전날까지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까지 알려진 예상 출고가 만으로도 볼 때도 갤럭시 제품군이 상대적으로 유리해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가 시장전략 차원에서 갤럭시 노트4의 출고가를 좀 더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며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카메라 화소나 배터리 용량에서도 아이폰6에 약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은 과거와 달리 통신3사가 모두 파는 만큼 마케팅에서 차별화하기가 힘든데다,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며 ＂게다가 아이폰의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불만도 여전히 높아 호기심에 따른 일부 수요 이전이 있겠지만 아이폰6 시리즈가 국내 통신시장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국내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이미 안드로이드 중심으로 굳어져 있어, 기존 안드로이드 패블릿 사용자가 아이폰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85.4%로 압도적이다. 이에 따라 관련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콘텐츠 비중도 8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아이폰6가 이번에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탑재하고 결제 기능을 갖췄다지만, 이미 안드로이드 체제로 굳어진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제휴처를 만들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화면 외에는 애플의 상징인 디자인 혁신도 이번 아이폰6 시리즈에서 이뤄지지 않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다시 넘어올 사용자가 생각보단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6로 이전까지 외면하던 ＇태블릿＇ 시장에 뒤늦게 새로 뛰어든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선발주자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일정 부분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세계 시장이 이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다양한 보급형 제품군으로 재편되고 있어, 고가폰 위주인 애플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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